일본에 부는‘콜라보레이션’ 열풍
옷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판다. DVD와 CD를 파는 레코드가게형 편의점도 있다. 일본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연일 마이너스 성장곡선을 그리며 장기불황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는 장기불황의 돌파 솔루션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택했다. 아예 다른 업종끼리의 결합이다.

일본에는 패션 전문 브랜드 쇼핑몰과 가정용 전자상점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이 많다. 레코드 전문점이 숍인숍 형태로 들어선 편의점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 유통업계에 ‘한 지붕 두 가족’ 열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대표적인 사례는 ‘비클로’다. 가정용 전자용품 소매점 ‘빅카메라’와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합작 쇼핑몰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하이마트와 에잇세컨즈(제일모직)의 합작 정도로 볼 수 있다.
비클로는 지난해 9월 도쿄 신주쿠 지하철역 동쪽 출구 근처에 매장을 열었다. 오픈 첫날 4000명의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지상 8층ㆍ지하 3층 총 11층 규모로 웬만한 백화점 못지않은 규모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유니클로, 나머지는 빅카메라의 전자제품이 배치돼 있다.
비클로는 한 건물을 물리적으로 나눠쓰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1층에 비치된 마네킹들은 유니클로 옷을 입고 손에는 빅카메라의 진공청소기나 스마트폰 제품을 쥐고 있다. 각층에는 두 업체의 직원과 계산대가 동시에 배치돼 있다. 카메라ㆍ의류매장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이 비클로 로고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안내한다. 한 주부 고객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클로에 방문하면 아들을 위한 장난감뿐만 아니라 의류까지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음반 팔아

한 리서치 기관의 수석연구원은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유통업체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인기”라며 “다른 산업의 비경쟁 업체와 손을 잡음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흡수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신선한 시도로 홍보효과를 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객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 넣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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