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양오행에는 양명陽明과 태음太陰이라는 게 있다. 양명은 조금燥金이라고 해서 건조한 기운을 말한다. 태음은 습토濕土를 의미하는데, 용어 그대로 습한 기운이다. 쉽게 말해 양명과 태음은 인체를 건조하게 할 것이냐 습하게 할 것이냐를 조정하는 에너지다.
한의학에는 ‘영위榮衛순환’이라는 게 있다. 사람 몸 안의 에너지 대사를 말한다. 여기서 ‘영’은 영양시스템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런 영양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작동하는 것이 양명과 태음이다.
그럼 영양을 흡수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먹어야 한다. 또 숨을 쉬어야 한다. 자! 생각해보자. 얼굴에 있는 기관 중 눈과 귀는 신통치 않아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입과 코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영양이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명과 태음을 소화기라고 한다.
특히 태음은 호흡과 따로 연결된다. 사람 몸은 음식을 소화해 영양을 흡수한다. 이때 태음은 폐로 연결돼 흡수한 영양분에 산소를 불어넣는다. 이로써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이 만들어진다. 호흡을 하지 않고 들어온 영양분은 우리 몸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다.
어렵게 접근했다. 양명과 태음을 이야기한 것은 영양이든 지식이든 사람이 흡수하는 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영양을 흡수함을 통해 사람 몸에 에너지가 돌 듯 지식을 흡수하면 정신적인 건강이 좋아진다. 가장 쉬운 예를 들어보자. 한의학에서는 울화가 쌓이면 숨이 차거나 가래가 끓는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과도한 스트레스는 음식물과 기혈이 모이는 위 건강에 좋지 않다. 따라서 위를 보호하기 위해선 웰빙식단을 짜는 것만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독서를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정화하고, 잡생각을 없애면 진기眞氣가 정상으로 회복돼 위가 건강해진다.
독서는 소화기 건강에도 효과 있어…
여기서 의문 하나가 생길 것이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읽기만 하면 좋으냐는 거다. 그렇지 않다. 전자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종이책이 특효약이다. 이유는 종이책을 읽을 땐 양명과 태음이 발동해서다.

그런데 양명 에너지는 엄지, 태음 에너지는 검지에 있다. 종이책을 볼 때 무심코 움직이는 엄지와 검지가 사실은 ‘지식을 흡수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다. 종이책을 봐야 지식이 쌓인다는 것은 그저 ‘속설’로만 떠도는 말이 아니다. 종이책을 통해 흡수한 지식은 그야말로 완전한 영양이 된다. 엄지와 검지, 양명과 태음 덕분이다.
강영복 밝은마음 한의원 원장 acu333@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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