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바꿔놓은 계절 인기상품
30년 만에 찾아온 한파. 겨울철 상품을 파는 매장 주인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을 것 같다. 그런데 아니다. 뜻밖에도 수영복ㆍ골프웨어ㆍ레인부츠 등 여름철 대표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여름철을 주름잡던 상품이 겨울에도 인기가 많은 이유는 뭘까.

신세계 관계자는 “수영복 매출이 겨울철 대표상품인 스키복 매출을 앞선 것은 사상 최초”라며 “올겨울 30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로 동남아 같은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대선과 크리스마스 등이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2월 한달 출국객수는 약 2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이라원 필리핀 관광청 과장은 “지난해 필리핀 방문 한국인수가 100만명을 넘었다”며 “지난해 겨울 관광객이 늘어난 게 한몫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에 방문한 한국인수가 연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한파가 계속되고 겨울철에도 온천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가 늘어난 것도 수영복 매출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테마파크 아산스파비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방문객은 주말 3500~4000명, 평일에는 200명 정도였다”며 “올겨울 한파로 온천과 수영장을 동시에 이용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평일에는 2500명, 주말에는 4500~5000명 정도 방문한다”고 밝혔다. 추위를 피해 온천과 수영 등을 즐기려는 테마파크 이용객수가 늘어나면서 수영복 구매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얘기다.
어그부츠 대신 레인부츠
올겨울 골프웨어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빈폴 골프웨어의 올겨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골프를 즐기는 젊은층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지만 골프관광이 늘어난 게 이유다. 이 때문인지 겨울철 골프용품의 파격 할인 행사가 펼쳐지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 1월 16일부터 2주 동안 인기 골프 용품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대형마트가 골프 비수기로 통하는 한겨울에 대규모 골프 용품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파로 야외 스포츠 대신 실내 골프 연습장과 스크린골프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 입점해 있는 영국의 유명 레인부츠 브랜드 헌터부츠 매장 관계자는 “레인부츠가 한 주에 50~60개 팔려나간다”며 “레인부츠 특성상 두꺼운 양말과 함께 신을 수 있어 보온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파효과로 여름철 상품이 뜨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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