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증시의 조정기가 길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조정기는 1월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할까. 전문가들은 1월 전반부 증시를 이끌었던 종목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올해 국내 증시는 개장 첫날인 1월 2일 급등세를 보인 이래로 줄곧 조정기를 겪고 있다. 방어전략 수립이 필요한 때다. 코스피 지수는 1월말에 들어서면 1950~1970포인트선을 유지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올해 초반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매물이 대거 시장에 풀리고 있는 만큼 지수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 사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경계심리도 짙어지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수급동향에 따른 제한적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1월 후반 투자전략으로 경기방어주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1월 후반부의 색깔’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방어주의 상승을 예상한 것. 전반부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들 중 상당수가 경기방어주라는 것을 감안하면 후반부에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1월 전반부 업종별 특징을 보면 전기가스·제약·통신 등 경기방어주가 주목을 받았다. 원화강세로 인해 실적안정성, 원화강세, 정책이슈(가격인상 및 새정부 정책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200종목 중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보면 경기방어주 외에 폴리실리콘과 반도체 등 IT관련주와 태양광 관련주가 포진해있다. 경기방어주가 1월 전반기를 이끌었다면 후반기부터는 IT업종이 이끌 가능성도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모멘텀 둔화,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 일본의 엔화 약세 등이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적극매수보다는 조정기 동안 매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네가지 부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조정국면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승을 위한 진통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기모멘텀 둔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사이클은 개선되고 있어 경기민감형 업종의 상승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할인율(산재돼 있는 경제적 위험 요인을 수치화한 것) 관련 지표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낮아져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할인율이 떨어지면 적정 주가는 올라간다.
원·엔환율의 하락으로 국내수출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출물량 효과가 소멸되는 원·엔환율 수준을 100엔당 11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최근 원·엔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지만 1170원대 수준인 만큼 아직까지 큰 부담은 없다는 얘기다.
김세형 객원기자 jaykim@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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