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연초 주식시장은 혼란스럽다. 업종별 분석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산배당을 노린 12월 프로그램 순매수 물량이 1월 대량 풀리는 경우가 잦은 것도 이유다. 이런 때일수록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코스피 전체보다는 세부업종을 살펴보는 게 효과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1월 11일 코스피는 하락세를 보였다. 새 정권에서 원화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원화강세’만으로 코스피가 추세하락을 보일 공산은 낮다. 수출가격보다는 수출물량이 변수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원화강세는 과거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원화고점과 코스피고점이 일치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올해 들어 프로그램 매도에 따른 수급이 좋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순매수차익 잔고가 1월 7일 6조3000억원에서 1월 15일 5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수급이 좋지 않은 첫째 이유는 1월의 계절성이다. 통상적으로 12월에는 결산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된다. 이 때문에 1월에는 전년도 12월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다시 유출되는 계절성이 있다. 실례로 2009년 1월 1조2000억원, 2010년 1월 2조9000억원, 2011년 1월 3조7000조원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발생했었다. 2000년 이후 1월에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된 경우는 2008년, 2012년 두차례에 불과하다.
둘째 이유는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다. 뱅가드 펀드는 올해 6월 말까지 약 10조원의 한국 주식 현물을 매도할 계획이다. 단순계산으로 10조원을 나누면 6월까지 매주 400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1월 프로그램 순매도는 코스피를 조정기로 이끌 것이다. 특히 2012년 11월 16일부터 2013년 1월 2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9.1%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코스피의 조정기는 길어질 수 있다. 기간조정 중에는 코스피 전체보다 세부업종을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 프로그램 순매도 시 철강•기계•건설•증권•조선업종이 가장 취약해 보인다. 올 초 이 업종에서 뚜렷한 실적모멘텀이나 턴어라운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가격조정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은 프로그램 순매수와 음(-)의 관계에 있다.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도가 발생할지라도 전기전자 업종 등락률은 코스피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도 전기전자 업종은 프로그램 매매 방향성보다 실적모멘텀에 따라 움직였다.
이 때문에 1월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적으로 출회(시장에 나와 돎)한다고 해도 IT업종의 주가는 하락할 가

능성이 희박하다. 물론 최근 들어 국내 IT업체의 주가가 일부 조정되는 모습이다. 애플의 실적악화 우려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IT업체가 관련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추가적인 조정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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