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경기침체에도 콘텐트산업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2011년 4월 정부는 체계적인 콘텐트산업의 발전을 위해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 자리에 국무총리를 앉혔다. 콘텐트산업의 진흥을 위한 기본과 시행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콘텐트산업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경제는 아직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유로존 재정위기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콘텐트산업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2012년 12월 밝힌 ‘공감코리아’에 따르면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콘텐트산업은 지난 4년간 연평균 9.3%씩 성장해왔다. 괄목할 만한 성과다.

정부의 발표를 살펴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문화콘텐트산업이 무척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다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콘텐트산업의 괄목할 만한 결실은 정부의 노력이 아니라 창작자 본인의 노력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문화콘텐트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R&D) 등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제조•건설•유통에 정부가 투자하는 비율을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콘텐트산업이 국가의 전략산업화인 근거가 있다.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볼 때 콘텐트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파급효과가 크다. 부가가치가 크고 성장률이 높기 때문이다.
IT산업 분야에 속한 삼성전자를 보자.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약 4.5배 성장했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 부가가치금액은 약 2.2배, R&D투자는 약 4.5배, 고용은 약 2배 늘어났다.
반면 콘텐트산업 기업 엔씨소프트는 같은 기간 매출액 약 9.2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 부가가치금액은 약 7.7배, R&D는 약 34배가량 규모가 커졌다. 고용은 약 7.8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엄청난 차이다.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선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벤처기업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도약한 엔씨소프트보다 가파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 차이가 상당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력 업종은 노동•자본•기술이다. 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2차 산업 성장모델을 따른다. 산업의 생명주기는 성장기 혹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하락한다. 그래서 2차 산업의 기술력에 의존하면 성장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화 생태계 구축 시급

언제까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경쟁사회에서 아무런 노력도 없이 지금의 위치를 고수하는 것은 어렵다. 정부는 문화콘텐트산업이 국가의 중대한 미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에라도 세계에 3곳(독일•미국•일본)밖에 없는 문화콘텐트진흥원의 수를 늘려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보라. 세계 국가 차원의 영업지점만 수백개다. 모두 제조업 중심의 수출 전략 센터인 것이다. 지금은 콘텐트산업의 기지 역할을 할 진흥원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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