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젊은층이 움직이면 대선판이 달라진다는 공식이 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무너지지 않은 철옹성 같은 공식이었다.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 한계가 있었다. 50대 이상이 움직여도 투표율은 오를 수 있다는 거였다. 공식보다 무서운 건 대동단결이었다.
박근혜 당선인이 역대 최초로 과반수를 얻은 대통령이 됐다. 개표 결과 박 당선인은 1567만여 표(51.6%)를 얻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1469만여 표(48.0%)를 108만여 표 차이로 따돌리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최종 투표율은 75.8%로 집계됐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광주(80.4%)이며 가장 낮은 곳은 충남(72.9%)이었다. 대구(79.7%), 울산(78.4%), 경북(78.2%), 경남·전북 (77.0%), 대전·전남(76.5%), 부산(76.2%), 서울(75.1%), 경기·충북(75.0%), 세종(74.1%), 인천(74.0%), 강원(73.8%), 제주(73.3%)의 순이다.
박 당선인은 17개 시·도 중 서울, 광주, 전남·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 당선인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경기와 충청권에서 각각 50.4%, 56.44%를 얻어 40%대에 머무른 문 후보를 여유 있게 제쳤다. 또 제주에서도 과반수를 얻어 승리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유리하단 것이 정설이다. 보수적 성향의 중장년층은 항상 높은 투표율을 유지하지만 개혁성향의 젊은층은 투표율이 낮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체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곧 젊은층의 투표참여가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기존 공식이 깨진 것이다. 박 후보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였고 개표에서는 이보다 더 격차를 벌리며 당선을 결정지었다.
전문가들은 공식이 깨진 이유로 달라진 세대별 인구비율을 꼽았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30대 이하 유권자는 1547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8.2%,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1618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9.9%다.

2030 인구수 줄어 파괴력 약해
지난 16대 대선에서는 30대 이하가 1690만여명으로 48.3%, 50대 이상 유권자가 1024만3623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9.3%였다.
10년 새 2030세대의 인구 비중이 10%포인트 줄고 5060세대는 10%포인트 늘어났다. 따라서 젊은층이 투표장을 많이 찾아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급상승했지만 인구 절대수가 줄어든 탓에 16대 대선과 같은 파괴력은 갖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역적으로는 박 후보가 PK(부산·경남) 수성에 성공하고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선방한 점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는 전남(10.0%)과 전북(13.2%)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서 ‘꿈의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함과 동시에 PK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을 40%대 미만으로 묶었다.
홍 소장은 “대구·경북(TK)과 호남은 몰표성향과 인구수가 비슷해 상쇄된다고 가정하면 유권자의 30%에 해당하는 PK·강원·충청에서 박 후보가 15%포인트가량 앞섰기 때문에 문 후보는 유권자 절반이 모인 수도권에서 10%p는 앞서야 했다”며 “박 후보가 인천과 경기에서 문 후보를 앞서면서 질 수 없는 선거가 됐다”고 말했다.
강서구 기자·김형섭 뉴시스 기자 k49486@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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