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 바꾼 하루에 숨은 뜻밖의 진실 광해군이 옥좌에서 밀려나지 않았다면

호화롭고 여유로운 조선왕의 하루를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숱한 사건이 벌어지는 왕의 긴박한 하루를 쫓아가 보자는 거다.
「왕의 하루」는 왕의 하루를 씨줄로 삼고 만주와 중국 지역을 포함하는 아시아사史를 날줄로 삼아 역사의 숨은 이면을 24시간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궁녀와 내시들이 북적이는 왕궁의 아침, 내밀한 밤 시간, 은밀한 독살과 피냄새가 진동하는 쿠데타 등 조선 역사의 소소하거나 치명적 사건을 하루별로 쪼개 낱낱이 공개한다.
왕의 새벽에서 밤까지 일상생활을 사실적으로 소개한 프롤로그를 지나면 조선사의 분수령이 된 역사적 하루들이 제1부에 등장한다. 태조가 조선을 세우던 날, 연산군과 광해군이 왕좌에서 쫓겨나던 날, 소현세자와 정조가 죽음을 맞이한 날들이다. 저자는 역사적 하루에 숨어 있는 뜻밖의 진실을 보여준다.
2부의 주제는 조선 정치사의 핵심 줄기인 왕권과 신권의 대립이다. 조선은 500년이라는 긴 시간 지속된 국가였음에도 왕 가운데 3분의 1이 독살설에 휘말릴 만큼 왕권이 약했다. 태종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면서 시작된 군신의 전쟁은 세조와 김종서, 예종과 공신세력, 중종과 사림파, 문묘 배향을 둘러싼 왕과 서인의 갈등을 거쳐 실록전쟁으로 이어진다. 이런 갈등은 「선조수정실록」 「현종개수실록」 「경종개수실록」 「숙종보궐정오」 등 신하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실록을 고쳐 쓰면서 베일에 싸였다.

3부에서는 왕의 즉위를 둘러싼 엇갈린 명암, 경연석상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정치 논쟁, 정치 행위의 결정체였던 왕의 결혼과 묘호의 제정, 그리고 효의 나라에서 왕과 아들 사이에 벌어진 비극을 다룬다. 이 책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하면서 조선 왕실의 부침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역사는 인간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고 그 격랑 속에서 각양각색의 군상이 탄생한다. 500년이라는 긴 시간 지속된 조선 역사 안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도자의 유형이 담겨 있다. 누가 최고의 지도자였는가. 그리고 지금 어떤 이가 최고 지도자가 돼야 하는가. 이 애매한 질문의 답을 구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북 에디터 한마디
학창 시절 국사 수업 중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양녕대군은 아우인 충녕대군 이도에게 보위를 양보하고 자유롭고 평안한 삶을 살다갔다.” 양녕대군의 뜻을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왕의 하루」를 읽고 난 후에야 그의 마음을 어림잡을 수 있었다. 아마도 왕이 되지 않아 행복했으리라. 많은 사람이 왕을 부러워한다. 호사스럽고 편안한 삶을 보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왕의 실제 삶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왕국의 안위를 위해, 또 자신의 옥좌를 지키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했을 가능성이 커서다. 지금 대통령도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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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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