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산업이 주요 국가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미국ㆍ일본ㆍ영국이다. 이들은 콘텐트산업을 통해서 고용을 창출하고 산업편중 현상을 막고 있다. 기술과 창의력이 결합된 콘텐트산업을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도 콘텐트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12월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문화와 예술산업의 진흥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제운용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한 뒤 “서비스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계 문화콘텐트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다국적 회계 감사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의 ‘2008년 주요 국가별 시장규모 및 세계시장 내 비중’ 자료가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문화콘텐트 시장규모는 426억 달러다. 세계 9위ㆍ아시아 3위다. 그러나 세계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요 경쟁국의 시장 점유율이 10% 안팎이라는 점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미국을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여기에는 한국의 문화콘텐트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든지 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지난해 2월 ‘신한류 지속가능한가’ 보고서에서 적극적인 육성이 뒷받침된다면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시장규모가 3배가량 높은 일본을 살펴보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콘텐트산업의 차세대 국가전략산업화 연구’에 따르면 일본의 콘텐트산업 전략은 두가지다. ‘브랜드 재팬’과 ‘쿨(Cool) 재팬’이다. 브랜드 재팬은 일본이 확보한 국제 경쟁 비교우위를 일본의 소프트파워 향상으로 잇는다는 전략이다. 콘텐트 산업과 비非콘텐트산업을 연계한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쟁우위는 산업ㆍ기술ㆍ인재ㆍ자산ㆍ전통ㆍ문화로 비콘텐트산업에 해당한다. 이것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것이다. 쿨 재팬은 통일적이고 장기적인 콘셉트다. 콘텐트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2010년 6월 쿨 재팬실室을 신설했다. 디자인ㆍ애니메이션ㆍ패션ㆍ영화 등 문화산업의 해외진출과 국내외 배급, 인재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 콘센트산업을 총괄하는 행정부처는 지식경제부다. 문화콘텐트 분야를 철저하게 산업화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콘텐트 산업엔 특별한 DNA가 없다. 단지 산업적인 육성만을 생각하고 있다. 국내 콘텐트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은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일본의 콘텐트산업 육성전략엔 ‘철학’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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