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리 개인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16번지는 12월 30일까지 최해리 개인전 ‘이츠 고너 레인(It's gonna rain)’을 연다. 최씨는 옛 명작을 놀랄 만큼 똑같이, 또는 독특한 변형으로 재현한 작품을 보여준다. 최씨에게 복제라는 행위는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역사를 소통케 하는 하나의 퍼포먼스다. 작업은 역사적 기록이나 인물을 바탕으로 자신이 만든 허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이번 전시는 한 컬렉터의 방주가 예술품을 가득 싣고 가다가 좌초돼 먼훗날 발견됐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역사와 기록을 근거로 상상 에서 재구성한 가상의 컬렉션을 설정하고 그 안에 포함된 수많은 예술품과 유물을 세밀하게 모사한 회화·조각 등 다양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은 박물관에 온 듯한 형식으로 꾸몄다. 방주의 주인인 광적인 컬렉터가 소장한 조선 후기 동양화들에 관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실존 화가 심사정(1707~1769)의 작품을 복제했다. 또 청화백자 등 박물관에 소장된 유명 작품들을 복제해 설치했다.
최씨가 설정한 가상의 컬렉터, 방주의 주인도 실재 인물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나라의 8대 황제 휘종(1082~1135)과 매우 닮아있다. 휘종은 기이할 정도로 광적인 예술품 수집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품 수집으로 인공산을 만들고 남의 집 담장을 허물 정도였다. 최씨는 이러한 내용에서 힌트를 얻어 작은 인공산과 휘종과 같은 컬렉터가 수집했을 법한 심사정의 산수화를 제작했다.
정리 |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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