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손의 슬픔 밴 슬픈 유품
왕손의 슬픔 밴 슬픈 유품
  • 김건희 기자
  • 호수 23
  • 승인 2012.12.1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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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xhibition | 덕혜옹주의 탄생 100년 기획전시전
▲ 덕혜옹주 어린 시절 모습.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1983년 덕혜옹주) 덕혜옹주德惠翁主는 조선왕조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황제인 고종이 환갑의 나이인 1912년 5월25일 태어난 딸이다. 궁인 양씨가 낳았다.

양씨는 덕혜옹주를 낳은 이후 ‘복녕福寧’이라는 당호를 얻고 종1품 귀인에 봉해져 이후 ‘복녕당 귀인 양씨’로 불렸다.

고종은 태어난 지 2개월 된 덕혜옹주를 복녕당에서 자신의 처소인 함녕전으로 옮기게 할 정도로 사랑했다. 옹주는 6세가 돼서 고종의 자녀로 인정받고 정식 왕공족王公族으로 등록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탄생 100년, 환국 50년을 기념해 11일부터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덕혜옹주의 일생과 당시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을 조명하는 전시다.
덕혜옹주의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유품과 관련 기록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시품 가운데 조선시대 여자들의 예복인 당의唐衣 등 복식은 덕혜옹주가 10세 이전에 입은 유아복과 소녀 시절 복식이 대부분이다.

그중 덕혜옹주의 소녀 시절 당의가 눈에 띈다. 연두색 당의는 크기로 봐 12~14세용으로 짐작된다. 13세 때인 1925년 찍었다고 전해지는 덕혜옹주의 사진에서 본 유물과 흡사한 당의다. 가슴과 양어깨, 등에는 발가락이 다섯인 용을 입체감 있게 수놓은 오조룡보五爪龍補를 부착했다.

하단에 두 단의 스란단을 더한 소녀시절 대란치마도 있다. 이 치마는 대련복에 주로 착용한다. 무늬는 신분에 따라 다르게 장식됐다. 왕비는 용무늬, 세자빈은 봉황무늬, 공주와 옹주는 꽃무늬를 사용했다. 이밖에 덕혜옹주의 어린 시절 까치두루마기, 경대와 화장용구 등이 전시됐다. 유품 중에는 덕혜옹주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의 본가인 쓰시마의 소宗가에 보낸 혼수품이 포함됐다. 은으로 만든 찻잔 등 소규모 금속공예품들이다. 혼수품 노리개, 덕혜옹주의 태를 넣은 태항아리와 태지석 등도 볼 수 있다.

덕혜옹주는 일출심상소학교 5학년 때인 1925년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대한제국 황손들의 일본 유학이 정책적으로 추진된 시기다. 20세에 쓰시마 도주島主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을 했다. 이후 정신병을 앓는 등 불행한 삶을 살다가 1962년 환국 후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에 머물다가 78세를 일기로 1989년 사망했다. 전시는 내년 1월 17일까지다. 
정리|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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