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에 낯선 상품이 등장했다. 오피스텔이다. 두산건설은 2014년 7월 입주를 목표로 건설 중인 오피스텔을 홈쇼핑에 내놓았다. 획기적인 분양광고일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보여주는 일단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12월 5일 저녁 9시 35분, 모 홈쇼핑채널로 리모컨을 누른다. 이번엔 어떤 상품이 나올까. 노트북일지, 건강식품일지. 그런데 의외의 상품이 나온다. 오피스텔이다. 남녀로 구성된 2명의 쇼핑호스트가 해당 오피스텔의 스펙 설명에 여념이 없다. 홈쇼핑에는 여러 차별화된 상품이 나온다. 그렇지만 오피스텔이 상품으로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홈쇼핑에 오피스텔을 내놓은 두산건설 관계자는 “2014년 7월 입주를 목표로 건설 중인 오피스텔인데, 지난 7월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며 “이번에 홈쇼핑에서 선보인 건 잔여물량”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광고가 달라지고 있다. 초기엔 매도자가 ‘복덕방’에 물건을 내놓고 매수자를 기다리는 게 전부였다. 이후 사회가 다변화되고 물건이 다양해지면서 부동산 광고도 차별화됐다. 전통적인 광고는 해당 물건의 설명문서를 고객에 우편발송하는 DM광고, 열쇠고리•볼펜•라이터를 비롯한 실용소품을 증정하면서 홍보하는 마크 및 노벨티 등이다.
특히 많이 쓰이던 방법은 건물 외부에 현수막을 거는 옥외 광고와 직접 발품을 파는 전단지 광고다. 이런 형식은 최근에도 애용되는 기법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부동산 컨설팅 관계자는 “전단지 광고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며 “요즘도 신입교육을 할 때 아침마다 전단지를 나눠주곤 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들어 벼룩시장•교차로 등 무료 생활정보지의 시대가 열렸다. 중개업소들은 크게 반발하며 생활정보지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는 각종 거래사고로 이어졌다. 그 결과 생활정보지는 부동산 물건홍보 매체 정도로 역할이 축소됐다. 이후 등장한 인터넷은 키워드와 멀티미디어로 광고를 차별화하며 나름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불황이 이어지며 부동산 광고시장도 기로에 섰다.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정보업체의 부진이다. 거래자체가 줄어들면서 존립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그만두거나 다른 금융권으로 이적하는 정보업체 연구원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홈쇼핑에 오피스텔이 등장한 건 부동산의 불황의 방증일 수 있다. 호황이라면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수십•수백대 1의 경쟁을 뚫어야 물건을 확보한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떳다방’ 업자까지 등장한다. 홈쇼핑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건 아직 부동산 경기가 녹록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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