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후 ‘로드맵’ 그려라
구조조정 이후 ‘로드맵’ 그려라
  •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 호수 21
  • 승인 2012.12.05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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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신의 Story Economics

퇴직 대상이 될 경우, 뜬금없는 부서나 지방으로 발령받을 경우, 자리는 유지하더라도 월급이 삭감될 경우, 동료 대신 곱절의 업무를 떠안아야 할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 글로벌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때일수록 직장인은 구조조정 이후 플랜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올해도 이제 한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맘때가 되면 기업의 임원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떨게 마련이다. ‘자네 올해 나이가 몇 살이지’라는 윗사람의 새삼스러운 질문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아직 일할 만한 나이군’ 할 때에는 내년까지는 일단 안심이고, 반대로 ‘벌써 그렇게나 됐어’라고 말하면 해고통지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희망적이지 않은 각종 경제 지표와 전망으로 가득한 뉴스를 보면 더욱 우울해진다.
올해는 내내 불황이었다. 최근 한 외국계 유명 자산 운용사가 한국 진출 5년 만에 갑작스럽게 철수한다는 기사가 아침 뉴스를 장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필두로 향후 관련 업계의 구조조정과 M&A(인수•합병)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수준의 채용 계획을 발표했던 4대그룹 중에서도 몇몇 계열사들은 이미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맥 빠지는 기사가 나왔다. 대부분의 기업이 내년 신규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고, 기존 인력의 희망퇴직•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제조•화학•중공업•서비스•유통을 망라한 모든 산업계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주로 채용한다. 여기에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가 불황의 어둡고 긴 터널 안에 있다.
그렇다면 기업과 인재가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허리띠 졸라매기와 몸 낮추기는 미봉책이다. 운이 좋아서 현재 직장에서 살아남더라도 언제까지 불황의 터널을 포복 자세로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이 불필요한 부분을 축소하고 몸집을 줄이더라도 핵심 두뇌, 정확한 판단, 그리고 잰걸음이 없다면 터널 안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불황터널을 통과한 후의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인재를 정리하면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인재 없는 기업이 존재하기는 힘들다.
이런 때일수록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눈을 크게 뜨고 서로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국내 기업과 직장인이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구조조정은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사실 생각을 달리하면 직장인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구조조정이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본인의 입지가 불안하다면,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다.

퇴직 대상이 될 경우, 뜬금없는 부서나 지방으로 발령받을 경우, 자리는 유지하더라도 월급이 삭감될 경우, 동료 대신 곱절의 업무를 떠안아야 할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미리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력을 살려 다른 직장에 가서 일할 수 있는지 철저한 자기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기업에게 구조조정은 다른 의미가 있다. 인력을 감원하면 기업은 당장 경상비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나 선후배가 떠난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를 고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시행했다면 기업은 남은 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회오리를 피했다고 하더라도 남은 인재는 언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때 기업은 남은 자들을 독려할 수 있는 조직 공동의 비전을 세우고, 인재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육성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이끌어준 기업에 대한 사원의 애사심은 당연히 커지고, 서로에게 의지하여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좋은 시너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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