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숫자 늘어나는 어린이 비만 더 위험
세포 숫자 늘어나는 어린이 비만 더 위험
  • 박창희 대표
  • 호수 20
  • 승인 2012.11.28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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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의 ‘비만 Exit’

“많이 먹거나 운동부족이 원인 아닌가요.” 다이어트 강의 도중 청강자들에게 비만의 정의를 물으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섭취하는 에너지 대비 소모되는 에너지가 부족해 잉여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축적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과잉섭취나 운동부족이 비만을 초래하는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비만은 유전적•선천적 원인 외에도 호르몬 불균형을 포함한 각종 질병이나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유이든지 비만은 우리 시대가 낳은 최악의 질병 중 하나라는 것은 틀림없다.

▲ 한 초등학교 체육대회의 달리기 시합. 비만인 학생이 아무리 용을 쓰며 달려도 정상체중의 어린이를 따라갈 재간이 없다.
비만은 뇌,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해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무섭게 파괴한다. 비만이 방치된 상황에서는 행복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우리 미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의 비만은 사회적 심각성에 비춰 볼 때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의 세포 비대형 비만과 달리 사춘기 전 어린이의 비만은 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세포 증식형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 비만은 치료와 관리가 특히 어렵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는 필자는 얼마 전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펼쳐진 어린이 달리기 시합을 구경했다. 35년 전 초등학교를 다닌 필자의 기억으로 당시 비만, 소위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는 어린이는 고작해야 한 학급 60명 중 2~3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0여명밖에 안 되는 한 반 어린이 중 3분의 1인 10여명이 우량아로 보일 정도로 비만률이 증가했다. 결국 이들의 달리기 시합은 느림과 빠름의 대결이 아니라 날씬함과 뚱뚱함의 대결로 싱겁게 끝이 났다.

이제 시선을 해외로 돌려 원조 비만국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은 전 국민의 3분의 1은 비만, 3분의 1은 잠재적 비만이다. 정상체형의 사람은 전체 인구의 30%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정권과 지자체가 나서 비만퇴치운동을 펼친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사회 곳곳에서 비만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에는 고객이 보트를 타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설정으로 만든 놀이기구가 있다. 그런데 과체중 고객으로 인해 보트가 잠기는 어처구니없는 문제가 수시로 발생했다. 항의가 빗발치듯 쏟아지자 결국 디즈니랜드에서는 수로를 깊이 파고 보트의 부력을 높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의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악화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하거나 의료비가 과다하게 지출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과연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비만증가율의 원인을 밝히고, 그 난공불락의 성 위에 ‘비만 극복’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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