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뛰어든 국내 분유업체
중국 분유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2008년 멜라닌 파동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분유를 먹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분유업체들에겐 기회다. 특히 중국 분유시장의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국내 분유업체가 중국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다.
롯데삼강은 올 11월 11일 중국 ‘저장농자집단금홍수출입유한공사’와 파스퇴르 분유제품 ‘그랑노블’의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롯데삼강은 그랑노블을 중국시장에 출시해 500만 달러(약 55억원) 규모의 수출고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올 11월 5일 “중국의 국내산 분유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수입분유 시장의 파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자국 소비자들의 외국 분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중국 식품기업들이 해외분유업체와 협력 파트너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문은혜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중국 현지 대기업까지 식품안전 불감증에 빠지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며 “특히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은 ‘아이들이 최우선’으로 이들에 아낌없이 돈을 쓴다”고 말했다.중국서 강세를 보이는 수입분유는 유럽산과 미국산이다. 미국산 엔파밀, 호주산 와이어스, 네덜란드산 듀맥스 등 3개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권 수입분유로는 메이지사 제품을 비롯한 일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산 분유의 시장점유율은 3%에도 채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국내 분유 생산 기준은 무척 까다롭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조제분유의 성분규격 항목으로 ‘탄화물 10g당 7.5㎎ 이하’라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제품학회(ADPI) 기준보다 4배 정도 더 엄격한 수준이다. 분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선진 낙농업 국가인 뉴질랜드에서는 탄수화물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국내 분유의 생산 기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말했다.
한국 분유의 가격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현지에서 800g 기준으로 한국산 분유는 평균 300위안으로 자국 브랜드의 1.5~2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국가의 수입분유 평균 가격은 500위안이다. 중국 주부들이 한국산에 열광하는 이유다. 특히 일본산 분유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국내 기업에겐 기회다. 문은혜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일본 분유의 구매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류 붐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인의 체질과 식습관이 한국과 비슷해 국내 분유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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