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집하던 유명 패션업체의 변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명 패션 브랜드는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이 이런 트렌드를 바꿔놓고 있다. 콧대가 꺾여 TV홈쇼핑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유명 패션 브랜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힘을 잃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TV 또는 온라인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불황의 늪이 깊어지자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살길’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홈쇼핑 진출이다. 날로 떨어지는 백화점 매출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홈쇼핑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백화점 패션 상품 매출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1~10월 여성정장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유명 패션 브랜드가 가격거품을 빼고 유통채널을 확대하자 홈쇼핑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다른 상품군에 비해 패션상품의 판매 수수료가 높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5개사의 패션부문 상품 수수료는 평균 40%를 웃돈다. 여성정장 수수료는 40.3%, 여성캐주얼은 40.3%로 디지털기기(20.5%)ㆍ신선식품(29.1%)과 비교하면 두배가량 높다. GS샵 담당자는 “올해에만 백화점에 입점한 18개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이들 패션 브랜드의 올 9월 현재 누적매출액이 50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의 실적도 덩달아 개선되고 있다. GS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비 29.6% 증가했다. GS샵 관계자는 “올 1월부터 9월까지 패션상품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의류•속옷은 각각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도 ‘어스엔뎀’ ‘안지크’ ‘숲’ 등의 유명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외 럭셔리 잡화 브랜드인 멀버리ㆍ팬디ㆍ지방시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백화점은 패션상품 편성비중을 지난해 27%에서 올해 30.5%로 3.5%포인트 늘렸다.
유명 패션 브랜드가 콧대를 낮춰 홈쇼핑에 진출했지만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이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홈쇼핑에 진출하기 위해선 추가인력과 새로운 상품구성이 필요하다. 홈쇼핑에 진출한 또 다른 패션업체 관계자는 “기존 상품과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인력을 수혈해 상품을 기획ㆍ제작해야 한다”며 “인력을 충원해 홈쇼핑 채널에서의 판매를 확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