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메르켈의 변심 그리스 외톨이 신세
철녀 메르켈의 변심 그리스 외톨이 신세
  • 심하용 기자
  • 호수 19
  • 승인 2012.11.1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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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거듭하는 그리스 구제

▲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1월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리스 국가 부채 감축 방식에 합의하지 못했다. 사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화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 기금(IMF) 총재(왼쪽)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월 16일 돌아오는 만기를 국채 발행으로 막아 디폴트 위기를 피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그리스의 추가지원 여부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제채권단의 불협화음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구제금융 지원 결정이 미뤄진 그리스가 40억 유로 규모의 국채(T-bill) 발행에 성공해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국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은 11월 16일 만기가 도래하는 50억 유로 규모의 외채를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 등 현지 언론은 11월 13일(현지시간) 그리스 채권관리청이 1~3개월 만기인 40억6000만 유로 규모의 국채 입찰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행한 국채의 수익률은 1개월짜리가 3.95%, 3개월짜리는 4.2%로 지난달에 비해 0.04% 포인트 하락했다.

 
이번에 국채 발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피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리스 의회가 내년도 긴축 예산안을 승인함으로써 추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불협화음으로 315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금 지급 결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국채 발행성공으로 급한 고비는 넘겼지만 투자자들은 그리스가 여전히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1월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리스 국가 부채 감축 방식에 합의하지 못했다. IMF는 오는 2020년까지 그리스가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줄여야 한다며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채무 감축 시한을 2022년으로 2년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스의 채권단인 EU 집행위원으로선 감축 시한을 늘려야 손실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채무감축 시한을 오는 2020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무리한 계획”이라며 “그리스의 채무감축 시한에 대해 최근 몇 주간 채권국들이 논의한 결과 대다수 국가가 우리와 뜻을 같이했다”고 못 박았다.

또 IMF는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유로존이 그리스의 채무 일부를 탕감하고 변제 기한도 늘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독일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은 채무탕감이 불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간 그리스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더 이상 그리스의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표심을 잡아야 하는 메르켈 총리로선 그리스의 채무를 경감시키는 데 세금을 쏟아 붓기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독일 하원에게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는 대신 더 이상의 원조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1월 20일 특별회의를 열어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를 이어간다. 만약 이번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는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하용 기자·이수지 뉴시스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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