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2] 시진핑 중국 부주석의 이상과 도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이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후진타오 체제에서 시진핑 체제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당연히 시진핑 시대의 경제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고속성장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동시에 공산당 집권 속 부정부패와 성장의 그늘에 가린 분배 개선도 풀어야할 과제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대규모 재정확대를 발판으로 성장했지만 무리한 확장은 지방정부 재정 부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덩달아 투자가 대폭 줄어들었다.
투자 줄이고 내수 확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 경기 불황으로 수출 역시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의 공장’은 이미 옛말이다. 인건비는 꾸준히 오르고,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위해 인도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마지막 보루인 바오바保八 정책(최소한 연간 8%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는 중국의 정책 기조)도 포기했다. 중국의 올 1분기 GDP 경제성장률은 8.6%를 기록했고, 2분기 7.6%, 3분기에는 7.4%까지 떨어졌다. 4분기 하락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7%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 성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했다. 11월 8일 개막한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됐다. 시진핑 부주석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당연히 차기 지도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진핑 시대의 경제정책은 우선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으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다. 무려 16조 위안을 투자했다. 정부 지출 4조 위안, 은행대출 10조 위안으로 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는 여기까지다. 중국은 정부 지출을 통한 성장을 지양할 방침이다. 내수•소비를 촉진해 경제성장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시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것이다. 미국•영국•독일 등 6대 강대국에서 GDP 중 소비가 50%조차 안 되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우선 중국 정부는 민간 세율 20%를 15%로 낮췄다. 실소득을 높여 소비를 이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1%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0%에 달하는 저축률도 줄일 계획이다. 사회보장시스템이 미비한 중국 국민은 저축을 통해 노후를 준비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사회보장시스템을 구축해 노후 대비를 위한 가계저축의 일정 부분을 소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축률 5%를 낮추면 소비가 2% 늘어난다.
가공무역의 비중도 줄인다. 중국은 전 세계 나이키 운동화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모든 운동화 공장의 이익을 합쳐도 나이키 회사의 이익에 미치지 못한다.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에서 일반무역 형태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이를 내수로 돌린다는 것이다. 또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신에너지•신소재•전기자동차•첨단장비•바이오•환경•IT 등 7개 전략산업도 적극 펼친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시진핑 부주석의 구상인 셈이다.

최근 중국은 일본과 무역대금 결제에서 달러를 배제, 위안화와 엔화로 거래하기로 했다. 홍콩•싱가포르•영국에 이어 일본이 중국 위안화의 역외금융시장을 열겠다고 나선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중국 전체 무역 규모의 11%를 웃돈다.
이런 위안화 정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이 중국 내 기업과 거래 시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아세안국가들과 무관세협정, 한국•일본과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전병서 경희대학교 교수(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는 “아시아가 빨간 돈, 다시 말해 중국 위안화로 도배되는 날이 오면 중국은 지금의 미국처럼 윤전기를 돌려 위안화를 찍어 공짜로 아시아 물건을 사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중국의 자본•금융시장의 개방•개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0~15년 내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개혁의 핵심이자 풀리지 않는 과제로 여겨지는 ‘국유기업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2002년 중국의 국유기업과 정부 투자 기업의 자산은 지난해 28조1674억 위안으로 후진타오 집권 10년 동안 3배로 늘었다. 국유기업이 중국 제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에 달한다.
中 경제•정치의 불균형

하지만 현재 국유기업은 중국 권력층, 관료들의 자녀와 친인척, 측근 대부분이 장악하고 있다. 이는 국유기업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 지도부 스스로가 자신의 이익을 버리면서까지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진핑 시대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성장은 정치개혁과도 연결된다. 시진핑 시대가 정치적 제도의 변화를 어느 정도 이뤄내느냐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박사(중국연구센터장)는 “중국의 가장 큰 정치 문제는 경제발전에 따라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높아지는데 비해 정치제도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제와 정치의 불균형을 극복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빈부간, 도농간, 지역간 격차, 농민공 문제와 같은 분배의 불균형이다. 정치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정경 유착도 문제다. 환경 문제, 노동자의 처우개선 등 노동 환경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는 경제성장과 함께 시진핑 부주석이 풀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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