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성분 다량 함유 본드 파문

지난 9월까지 인천지역에서 본드와 니스 등을 흡입해 처벌받은 청소년이 6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단속 건수만 37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인천보호관찰소 등 청소년 범죄 예방 관련 기관들은 현재 검거되지 않은 청소년까지 합하면 인천에서 30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본드를 흡입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천에서 청소년 본드 흡입이 유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보호관찰소 관계자는 “본드를 흡입하다가 적발돼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은 오히려 억울하다고 한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본드를 흡입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만 혼자 걸렸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통계를 봐도 본드를 흡입하는 청소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속칭 ‘본드사범’이 인터넷 중독에서 다시 본드 흡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보호관찰소 자료에 따르면 본드사범은 2009년 14명, 2010년 45명, 2011년 104명으로 연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청소년 범죄 비율 중 인천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 때 본드 사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구광역시 0%, 대전 0.5%, 부산 1.1%, 서울 2.5%인 반면 인천은 5.8%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처벌된 65명 중 남학생 38명, 여학생 27명으로 성별차이도 크게 없다. 연령별로는 15세와 16세 중학생이 70%를 차지해 본드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이 점차 어려지고 있는 추세다. 한참 자라나야 할 청소년이 본드 중독으로 인해 정신과 신체가 모두 망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중학생 본드 흡입률 증가
대부분의 청소년은 동네 친구의 권유로 본드를 접한다. 청소년 사이에선 ‘본드를 흡입하면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중독이 심한 청소년은 본드를 아예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생각나면 한번씩 본드를 흡입한다. 24시간 중독된 상태인 것이다. 인천 지역 학생은 하나같이 한 회사가 제작한 본드를 흡입하고 있다. J사의 T본드가 청소년이 흡입하는 문제의 본드다.

하지만 청소년 본드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자 인천지법은 최근 충북에 있는 본드공장에 톨루엔 성분을 제거할 것을 요청했다. 제조사 측은 이를 받아들여 향후 최장 6개월 동안 인천에 본드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또 톨루엔 성분을 줄이면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hahaha@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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