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보다 더 무서운 시나리오 남았다
‘그렉시트’ 보다 더 무서운 시나리오 남았다
  • 이윤찬 기자
  • 호수 1
  • 승인 2012.06.18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리스 지원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가능성… ‘흑자국’ 독일 선택 주목

▲ 17일(현지시각) 열린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신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렉시트 우려가 한층 낮아졌다.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사태는 일단 피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열린 그리스 2차 총선 95% 개표 결과, 신민주당이 29.8% 득표율을 올려 연정 구성 가능성이 커졌다.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6.8% 득표로 의석 7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그리스 2차 총선 이후의 세가지 시나리오(안도ㆍ공포ㆍ파멸)는 안도 쪽으로 귀결될 공산이 커졌다. 그리스 신민당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음과 동시에 긴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그렉시트 우려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많았던 이유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와 그렉시트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ㆍ이탈리아에도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신민당의 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신민당 승리, 구제금융 시스템 가동 전망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시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신민주당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그리스 긴축과 구제금융 논의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 긴축과 구제금융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돼도 문제가 남는다. 그리스는 현재 최악의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적자폭은 GDP의 13%에 달한다. 뱅크런(예금인출사태)도 심각하다. 톰슨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진 2009년 이후 최근까지 예금 700억 유로(약 102조9000억원)가 빠져나갔다. 부족한 현금유동성이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스의 적자규모와 현금부족사태는 EU로선 부담이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남유럽 재정위기의 짐은 EU의 최대 흑자국 독일이 지고 있다. 흑자국인 독일이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으면 ‘이기주의 국가’라는 오명을 뒤짚어쓸 게 뻔하다. 

메르켈 총리아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막대한 규모의 지원을 약속해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구제금융지원에는 항상 ‘연성예산제약(soft-budget constraints)’ 이론이 따라붙는다. 구제금융을 한번 지원하면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다음 지원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이는 독일의 지원이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번 지원하면 멈추기 어려워

유로존 재정위기의 가장 큰 고비라던 ‘그렉시트’ 우려는 일단 줄어들었다. 하지만 더 크고 무서운 고비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유로존 위기는 아직 안개 속에 휩싸여 있다. 김철웅 금감원 금융시장분석팀장은은 “유로존의 재정위기 문제는 장기적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 그리스 총선 결과가 추세 전환의 시그널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5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