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리모델링한 안암생활은 셰어하우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 때문에 개별 호실에 주방이 없고 면적도 좁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입주하거나 입주할 사람들은 분명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대학생 입주민을 만나 느낀 점을 들어봤다.
![청년 1인 독립 가ㅏ구가 사용하는 생활비 중 주거, 교통비 비중은 40%에 달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news/photo/202012/41792_59467_4026.jpg)
11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안암생활에는 2일 기준으로 30여명이 입주를 마쳤다. 12월 31일까지 남은 방에도 입주민이 들어온다. 안암생활 1층 로비에서 안암생활 입주민이자 고려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김재희(가명·22)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 원래 어디서 거주했나.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대학 연합 기숙사가 있다. 보증금 15만원에 월 임대료는 15만원이었다. 저렴했다.”
2017년 한국장학재단은 지방 거주 대학생과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고양시 원흥동에 1000여명이 입주할 수 있는 대학생연합생활관을 만들었다. 기숙사 형태로 2인 1실이다. 안암생활과 마찬가지로 조리시설은 없고 개별 욕실만 이용할 수 있다.
✚ 안암생활 임대료는 얼마인가.
“30만원 정도다.”
✚ 2배 수준 아닌가. 그래도 안암생활을 택한 이유가 있나.
“여기서는 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교통비가 절약되는 것만으로도 크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 정도가 학교 주변 시세다. 같은 조건으로 생각하면 여기(안암생활) 사는 게 더 낫다.”
안암생활에서 고려대 후문까진 도보로 6분 거리다. 청년 독립 1인 가구가 지출하는 월평균 교통비가 13만6000원(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학생에게 큰 손해는 아니다. 월 임대료가 15만원이 늘어났지만 그와 비슷한 정도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서다. 주거공간과 학교(또는 직장)가 가깝다는 건 그만큼 청년에게 메리트가 있다. 호텔 임대주택의 좋은 입지가 젊은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주방이 없어서 불편하지는 않나.
“방에 작은 냉장고가 있다.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 것 같다. 다만, 간단한 조리는 하고 싶다. 입주할 때 안내받은 내용으로는 전열기구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궁금하다.”
안암생활 개별 호실 내에선 요리가 불가능하다. 싱크대·인덕션 등을 사용하려면 공유주방을 사용해야 한다. 단, 전기포트·전자레인지 등은 개별 호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언제까지 안암생활에서 지낼 계획인지.
“서울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직장 근처로 집을 옮겨야 하겠지만 서울 안에서 취직을 한다면 나가고 싶지는 않다. 임대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안암생활에서는 최장 6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18학번인 재희씨가 입주조건을 충족하는 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진 지낼 수 있다. 물론 그 이후는 다른 문제다. 임대주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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