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生에 도움주는 性
長生에 도움주는 性
  • 곽대희 원장
  • 호수 16
  • 승인 2012.11.0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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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희 성 칼럼

영상기술이 없었던 과거엔 포르노가 음화의 형태였다. 그래서 포르노는 쉽게 구할 수도, 널리 유통되지도 않았다. 포르노가 금단서적이라는 낙인은 지금이나 그때나 다르지 않았다. 인쇄술과 편집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포르노물의 생산과 판매가 덩달아 늘어났다.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이 쇠퇴한 시장경제를 활성화할 비책으로 개발한 것이 포르노산업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드러내놓고 펼쳐보기가 꺼려지는 포르노를 세계 최초로 연구한 학자도 나타났다. 기욤 아포리넬이었다. 그는 20세기 초 문학자였다. 그의 제자였던 슈르레아리스토도 포르노는 블랙유머로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계적 쾌락의 추구

19세기에는 ‘마르키 드 새드’라는 이색적인 인물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새디즘을 창시한 인물이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내용이 싱거운 재래식 포르노가 주류를 이뤘다. 새드라는 인물의 출현은 그래서 이단적이었다. 그로 인해 인정사정없이 섹스의 참맛을 즐기는 성 애호가들이 늘어났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가령 섹스를 하는 당사자들이 생과 사의 고통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지르며 가만 두면 당장 숨이 넘어갈 듯 한, 극한 상황을 보여주지만 거기서 파트너가 희망하는 흥분의 진정이 아니라, 얼마남지 않은 섹스 에너지를 바닥내겠다는 침략자의 자세를 가진 이들이었다. 이런 부류의 섹스를 ‘열반의 경지’라고 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대표적 인물은 슈르레아리스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성’이라고 하는 것 안에 감춰진 죽음 또는 경련까지 이를 정도의 미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죽음과 결합된 새디즘이나 매조히즘적 섹스에 대해서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도 플러스적 가치가 있다.

반대로 유유자적한 보통 섹스에 대해서는 마이너스의 가치를 주면서 자극성이 강한 가학적 섹스를 부추겼다. 이른바 가학성 섹스가 더 흥미롭다고 판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다. 새디즘 애호가 중에 수학•계산 마니아가 많았던 것이다. 이는 치밀한 사람일수록 날카로운 섹스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빅토리아 왕조 때 나폴레옹3세가 통치하던 프랑스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자기 소유물로 보는 극도의 남존여비 문화가 탄생했다. 남자는 하나의 유니폼처럼 검정색 양복을 단정하게 입고, 여자에게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색상의 복장을 입혔다. 그런 복장 인습의 태동과 동시에 매조히즘 문화가 서서히 움트기 시작했다.

이런 매조히즘은 간통문학의 근간을 이뤘다. 초기 간통문학의 전형적인 작품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다. 이 소설은 금기를 깨뜨린 주부의 시점에서 묘사되고 있다. 보바리 부인은 남편 이외의 남성하고 통정하며 거기서 감지되는 극한적 희열에 대해 사실적으로 토로해 논란을 일으켰다.

삶과 맞물린 동양의 섹스

간통문학은 여자가 남의 남편을 가로채는 이야기로 발전해 간다. 이렇게 사회통념을 깨고 인간 본연의 욕구가 거침없이 드러나는 게 매조히즘의 특징이다. 다시 말해 매조히즘 속에는 변태적 욕망이 감춰져 있다. 이를 통해 간통문학이 더 발전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매조히즘은 동양인의 사고와는 잘 맞지 않는다. 동양인에게 섹스는 SM(sadism & massochism)식 섹스하고는 괴를 달리한다. 그저 즐거운 시간이 길게 연장되면 좋다고 하는 한가지 생각에 굳어져 있었다. 굳이 설명하면, 섹스는 삶과 깊이와 맞물려 있음으로써 장생에 유효적절한 행위라고 믿었던 것이다. 섹스가 한계적 쾌락의 추구라는 서양적 발상과는 정반대의 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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