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은 편리해졌다. 하지만 얽히고설킨 기술들은 또 다른 복잡함으로 우리에게다가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기술끼리, 기기들끼리 알아서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물지능통신(M2M)의 출발점이다.

가상인물 고길동씨의 퇴근 시간은 저녁 7시다. 주차장으로 이동하니 고씨의 자동차가 자동으로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해온다. 차로 집까지 가는시간은 20분. 자동차의 시동이 켜지면서 고씨의 집에 퇴근 시그널이 전해진다. 퇴근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욕조에 더운물이 받아진다. 실내 냉난방장치도 가동된다. 20도 내외의 온도가 맞춰진다. 목욕을 마칠 때쯤 응접실의 커피포트가 자동으로 켜진다. 욕실에서 나온 고씨를 기다리는 건 은은한 향의 원두커피다.
사물지능통신(M2M:Machine to Machine)이 활성화된 미래의 모습이다. 사물지능통신이란 사람과 기기 또는 기기끼리 정보를 주고받아 동작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대인 현 시점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하면 사물지능통신 시대가 열린다고 말한다. 아니,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다.
산업조사 전문기관 아이알에스글로벌(IRS Global)에서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물지능통신

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9년 265억 달러에서 2013년 43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사물지능통신 단말기 시장 역시 2009년 1억1000만개에서 오는 2013년엔 4억2000만개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사물지능통신의 활용분야는 다양하다. 차량관제•의료•결제분야뿐만 아니라 보안과 환경분야 등 실생활과 관련된 거의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선 통신사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사물지능통신 관련 핵심기술을 협력사에 무상 개방했다.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장은 “현재 100여개의 협력사가 80여만개 단말을 통해 M2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핵심기술 개방을 통해 중견 M2M업체를 육성하고 국내 기술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지난 9월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RFID/USN 코리아 2012 전시회’에서 사물지능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전자태그 카드를 인식시키면 쓰레기 무게가 계량돼 자동으로 세금이 징수되는 시스템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개관한 ‘LTE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사물지능통신 분야와 관련한 LTE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20여건 개발 중이다.
향후 사물지능통신 분야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KT경영연구소는 국내 사물지능통신 시장이 2020년까지 약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5월 가산디지털단지에 ‘사물지능통신 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사물통신사업 지원에 나섰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