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의 10%만 신고 세금 피하려 ‘꼼수’
매출의 10%만 신고 세금 피하려 ‘꼼수’
  • 김미선 기자
  • 호수 16
  • 승인 2012.10.3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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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ㆍ이베이, 영국서 뭇매 맞는 이유

이베이ㆍ페이스북ㆍ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이 영국서 벌어들인 매출을 조세천국(tax heaven)으로 빼돌려 막대한 금액의 세금을 챙겼다. 영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정작 세금은 엉뚱한 나라에 갖다 바친 셈이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이베이,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영국정부의 과세 허점을 악용해 영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아일랜드, 스위스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영국에서 글로벌 기업의 잇따른 세금 회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ㆍ페이스북ㆍ구글 등은 턱없이 낮은 금액의 법인세를 납부해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즈는 10월 21일(현지시간) 이베이가 영국에서 한해 8억 파운드(약 1조40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100만 파운드(약 18억원)밖에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베이 그룹의 마진율 23%를 적용하면 영국 내 이익은 1억8100만 파운드(약 3185억원)로, 법인세는 5100만 파운드(약 898억원)를 내야 한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베이는 영국에서 5000만 파운드(약 880억원)의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통로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매사이트에서 벌어들인 판매 금액을 조세 회피 천국인 룩셈부르크와 스위스의 이베이 자회사 계정으로 이관해 법인세를 대폭 줄였다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미국 IT기업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수법은 비슷했다. 이베이와 마찬가지로 아일랜드 같은 주변국을 이용해 세금을 낮췄다. 올 10월 1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영국에서 1억7500만 파운드(약 30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이 납부한 법인세는 단 23만8000파운드(약 4억1888억원). 전문가 추정치와는 달리 실제 수익은 2040만 파운드(약 359억원)라고 보고해 법인세 납부액을 크게 줄였다. 가디언은 이에 대해 영국 법인에서 벌어들인 매출 대부분 법인세가 낮은 더블린(아일랜드)에 있는 국제본부로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페이스북의 영국 매출 중 11%만 영국에 신고되고 나머지는 더블린 매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해 영국 내 수익이 3억9500만 파운드(약 6952억원)라고 보고해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의 법인세만 냈지만 실제 수익은 25억3000만 파운드(약 4조4528억원)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글로벌 기업의 세금 회피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세금 완화책을 내놓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납세자 연맹 최고경영자 메튜 싱클레어는 “상당수 기업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현재 조세 제도의 허점을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이번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회피 의혹을 바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공공회계위원회는 11월 5일 외국회사들의 조세회피 전략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백승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영국뿐만 아니라 법인세가 낮게 적용되는 텍스헤븐 국가를 통한 절세는 전 세계적으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베이나 페이스북 같이 소비자에게 익숙한 거대기업이 도덕적 책임을 등한시 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론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 r|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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