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수출이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해서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0월 30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60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61억4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 규모를 기록한 7월에 근접한 수치다. 경상수지는 8개월째 연속 흑자행진을 벌였다. 2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전월대비로는 35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확대된 배경에는 수출의 힘이 가장 컸다. 수출은 8월 429억달러에서 9월 477억2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 485억6000만 달러 이후 14개월만에 최대치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1%를 기록해 올 2월 이후 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입은 8월 403억8000만 달러에서 9월 420억7000만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전년동기대비로는 6.7% 줄어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황형 흑자란 경기가 불황기일 때 수입이 수출에 비해 크게 줄어 들어 발생하는 흑자를 말한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8월 25억1000만 달러에서 9월 56억4000만 달러로 늘어나 경상수지흑자 확대를 이끌었다. 국제수지의 또 다른 항목인 서비스수지는 3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8월 이후 반년 만에 적자에서 반등했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전월 8억 달러에서 4억8000만 달러로 크게 개선됐다. 건설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을 포괄하는 기타서비스 역시 4억4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적자폭을 줄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지급이 축소하고 이자 지급이 증가해 8월 4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2억 달러로 작아졌다. 이전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같은 기간 1억8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줄었다.
금융계정의 순유출 규모는 8월 6억1000만 달러에서 9월 52억 달러로 크게 확대했다. 국외투자의 증가로 직접투자의 순유출은 16억1000만 달러에서 23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 파생금융상품 역시 순유입 규모가 7000만 달러에서 3억6000만 달러로 많아졌다. 자본수지 순유입은 전월 10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로 늘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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