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집은 제법 컸지만 시장에선 저평가했다. 그리 주목받는 회사도 아니었다. 한솔제지와 한솔CSN는 비핵심사업을 버리면서 감량을 꾀했다. 몸무게가 줄자 시장이 주목했다. 알리안츠까지 주식을 매입하고 나섰다.


알리안츠는 공식입장을 삼가고 있다. 알리안츠 컴플라이언스팀 관계자는 “한솔제지와 한솔CSN 지분 매입에 대해서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반면 한솔그룹은 알리안츠의 적대적 M&A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알리안츠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한솔그룹 측이 보유한 한솔CSN의 지분율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내부 의견에 따라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솔그룹은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기업이 M&A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한솔그룹의 숨은 가치는 무엇일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한솔제지•한솔CSN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꼽는다.
한솔제지는 최근 부실 자회사를 정리하면서 리스크가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솔제지 계열 건설사 ‘한솔건설’은 2011년 파산 신청했고, ‘한솔개발’은 고급형 골프장, 콘도 개발 사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의 실적도 괄목할 만하다. 매출은 2008년 1조3360억원에서 지난해 1조5418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8억원에서 143억원으로 5.1배가 됐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한솔제지의 경쟁력을 재평가하고 있다. NH농협증권은 10월 16일 내놓은 보고서 ‘단기 벨류에이션 매력 측정도 관심주 20선’에서 한솔제지를 6위로 선정했다.
한솔CSN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차별화된 사업구조도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한솔CSN의 부채비율은 100% 미만이다. 매출구조도 탄탄하다. 한솔그룹 물류 전담 계열사로 연간 2000여억원의 안정적인 매출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호재도 있다. 삼성전자와 CJ의 상속분쟁이다. 삼성전자가 CJ GLS와의 해외 물류거래를 중단하면서 한솔CSN이 반사이득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감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불황을 무색케하는 한솔의 고속성장은 사명을 닮았다. 한솔의 뜻은 유일한 소나무, ‘큰 으뜸’이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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