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1] 몸집 줄인 공룡 GM

기업의 진가는 위기상황에 드러나는 법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제왕, 제너럴모터스(GM)의 맨얼굴도 글로벌 경제 위기에 여실히 드러났다.

GM은 서둘러 군살빼기에 돌입했다. 미 재무부는 사모펀드 회사에서 책임자를 지낸 애커슨을 파견했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한 뒤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들어 되판다. 애커슨은 사모펀드 방식을 GM에 적용해 다시 소생시키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를 상징했다.
애커슨은 GM을 굿 컴퍼니와 배드 컴퍼니로 나누는 작업을 진행했다. 회생 가능성이 높은 자산은 굿 컴퍼니로, 쓰레기 자산은 배드 컴퍼니로 분류했다. 굿 컴퍼니는 뉴 GM으로 명명돼 회생 절차를 거쳐 점차 살아났다. 부실 자산만 모인 배드 컴퍼니는 정부의 파산보호 절차에 따라 하나씩 처리됐다. 쓰레기 처리에는 11억750만 달러의 정부지원 매각 자금이 투입됐다.
2008년에는 전체 직원수를 6만명 가량 줄였다. 전미자동차노조와의 전격합의로 건강보험 보조금을 삭감하는데도 성공했다. 딜러들의 판매 인센티브도 14%에서 9.5%로 낮췄다.

폐부를 도려낸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GM은 약 40일 만에 파산보호를 조기 졸업했다. 2010년 새롭게 태어난 GM의 전 세계 매출은 1356억 달러(약 150조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10년 11월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뉴욕 증시에 재상장 됐고 2011년에는 사상 최대 순익인 80억 달러(약 8조9760억원)를 기록했다.
일본 도요타에 내줬던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도 되찾았다. GM의 2011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902만5942대를 기록했다. GM의 글로벌 판매 대수가 900만대 고지를 넘은 것은 2007년 937만대 판매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GM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꼭 필요한 공장과 브랜드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매각했다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비단 위기상황에만 해당되는 이아기는 아니다. 평상시에도 자발적으로 군살을 빼는 전략이 일상화가 돼야 한다. 핵심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몸집이 크지만 변화에 둔감한 공룡보다는 날쌘 벌 같은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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