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꿈 五感으로 느끼다
잃어버린 꿈 五感으로 느끼다
  • 이기현 객원기자
  • 호수 15
  • 승인 2012.10.22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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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음악극 ‘빵’

   
▲ 임형택 감독의 연출 신작 ‘빵’에서는 임 감독 특유의 소리미학을 느낄 수 있다.
팍팍하고 고달픈 인생살이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잊고 살았던 꿈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연극이 온다.

극단 서울공장이 11월 18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힐링음악극 ‘빵’을 선보인다. 빵은 서울공장이 2002년부터 5년 동안 10만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TV동화 행복한 세상’ 두번째 연극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제작 지원한다.

빵은 빵과 꿈 사이에 낀 한 사내의 이야기다. ‘빵’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물질’을 의미한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살면서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던 사내가 결국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자아를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자신이 음악가인지 빵집 주인인지 헷갈리며 우울하게 살고 있는 한 사내가 있다. 어렸을 땐 세계적 피아노 연주가를 꿈꾸다가 나중에는 작곡자를 바랐던 기신(러시아의 세계적 피아노 연주자 ‘예브게니 키신’처럼 되라고 부모가 강제적으로 붙인 이름). 그러나 지금은 돈을 벌기 위해 매일 빵을 굽는다.

지긋한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꾸메’라는 아이가 찾아와 떡을 팔자고 제안한다. 언제부턴가 꿈은 잊은 채 빵(물질)만을 구우면서 살아오던 기신은 “빵집에선 빵만 파는 게 세상의 이치”라고 대답한다. 원하면 무엇이든지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기신에게 꾸메는 시간여행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여행자 ‘푸메’. 어린 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여행 속에서 기신은 잃어버린 꿈을 찾을 수 있을까.

빵은 단순한 연극이 아니다. 관객들의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하면서 내면의 감성을 끌어올리는 음악극이다. 음악과 대사가 섞이고, 배우들의 신선한 몸짓과 다양한 소리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객들은 주인공 기신과 함께 빵도 먹고, 그림도 그리면서 어느새 시간 여행의 주인공이 된다.

연출은 임형택 서울예대 연극과 교수가 맡았다. 임 교수는 몸짓과 소리 등 신체 언어에 집중하는 스타일로 명성이 높다. 연출작품으로는 ‘두 메데아’, ‘벚꽃동산’, ‘꽃상여’, ‘백치 백지’, ‘세자매’ 등이 있다.

실험적 음악극의 대가 임형택 감독

그는 별다른 소품의 사용 없이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만으로 풍성한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번 빵 역시 임형택 감독만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다. 밀가루 ·버터 ·물 ·우유 등 갖가지 재료가 뒤섞여 빵으로 완성되는 과정이나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 등 현실의 단면들을 다양한 소리로 표현한다.

특히 배우들이 의도적으로 만드는 소리들은 어쿠스틱 감성을 전하는 가수 조동희와 폭발적 가창력을 자랑하는 정원영밴드 최금비의 노래, 그리고 이승환밴드 기타리스트 윤경로의 기타 선율과 만나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준다.

아날로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물질만이 답인가’라고 의문을 던져본 사람이라면, 힐링음악극 빵과 함께 시간여행을 하는 것도 좋을 성 싶다.

이기현 객원기자 lkh@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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