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김’으로 만든 기저귀 상용화 눈앞
바다 ‘김’으로 만든 기저귀 상용화 눈앞
  • 김건희 기자
  • 호수 14
  • 승인 2012.10.1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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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업계의 불루오션‘홍조류’

마스크팩의 원료로 ‘바다식물’이 사용되고 있다. 홍조류다. ‘먹어도 되는 종이’라고 불릴 만큼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인체에 해가 되지 않아서다. 최근엔 홍조류를 활용한 물티슈•기저귀•담배필터까지 생산되고 있다. ‘홍조류 경제학’을 짚었다.

▲ 홍조류를 활용한 친환경 기저귀가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마스크팩 마니아 정고은(25•여)씨. 중저가 온라인 브랜드부터 백화점 고가상품까지 마스크팩을 두루 사용한다. 건성피부인 정씨는 일주일에 두세번 팩을 한다. 마스크팩 하나로 보습은 물론 수분까지 공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팩에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꺼림칙하다. 최근 친환경 마스크팩이 출시됐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홍조류 마스크팩을 사용하고 있다. 홍조류 우뭇가사리로 만든 마스크팩은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 정씨는 “팩 8장에 6만원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피부건강을 위해서 친환경 홍조류 마스크팩을 써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바다식물 ‘홍조류’가 친환경 생활용품의 주요 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홍조류는 그동안 제지업계에서 환경친화적인 고급 펄프 원료로 평가받아왔다. 목재 원료와 달리 홍조류는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도 표백할 수 있다. 사람 몸에 직접 닿아도 해가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얘기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홍조류 마스크팩을 생산하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9년 7월 홍조류의 우뭇가사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마스크팩 ‘리리코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드로겔 젤타입 홍조류 마스크팩은 출시하자마자 인기상품이 됐다. 올해 6월에는 물광 메이크업을 표방한 홍조류 선블럭도 론칭했다.

박지현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 담당자는 “규정상 판매수량을 공개할 수 없지만 홍조류 선블럭의 올해 7월 판매량은 출시 첫 달(6월)에 비해 4배 이상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업계도 홍조류 제품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조류 가지에서 섬유를 추출해 만든 페가서스 인터내셔널의 클렌징크림•기저귀•생리대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킴벌리클락의 미용티슈와 KT&G의 담배필터 역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가격경쟁력이다. 홍조류는 단기간 대량 추출할 수 있다. 생장 속도가 빨라 연간 4~6회 수확이 가능해서다. 그러나 홍조류는 말레이사아나 인도네시아와 같이 수온이 일정한 열대지방에서 잘 자란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수온이 일정하지 않은 국내에서는 홍조류를 1년에 한번 밖에 채집할 수 없다.

 
더구나 겨울에는 홍조류가 소멸된다. 이 때문에 홍조류를 대량생산하려면 해외로 나가 양식을 해야 한다.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와 같은 열대지방에서 홍조류를 양식할 경우(바닥 면적 가로•세로 100㎡ 기준으로) 연간 대략 6000달러가 소요된다.

유학철 페가서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홍조류 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이 국내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지려면 먼저 홍조류 양식 비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홍조류란?
수중에서 서식하는 대표적인 조류. 엽록소와 함께 붉은 색소를 가져 붉은 색 또는 자주색을 띤다. 김•우뭇가사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김건희 기자 kkh4792@ 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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