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휘몰아칠 때 기업의 돌파카드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해 몸집을 줄이는 것이다. 본업에 충실하자는 취지다.
둘째는 비주력 계열사를 M&A(인수합병)함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거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M&A로 영역확대를 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첫째 방법이 불황을 극복하는 데 효율적인 솔루션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몸집을 줄이면 현금유동성이 개선된다. 굴릴 돈이 많다는 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떨어져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본업에 충실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 역시 수익성 악화 우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이유로 몸집을 줄여 불황을 정면돌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대한전선이다.
대한전선은 알짜회사인 대한리치(5월), 대한광통신(6월)을 연이어 매각했다. 비핵심분야를 정리해 본업에 충실하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재계 순위 13위인 STX그룹도 207%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매각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도 GS파워 지분을 GS에너지와 KB국민은행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전량 매각했다. 이번에 GS칼텍스 계열사에서 분리된 GS파워는 약 1000㎿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안양과 부천의 지역난방에너지를 공급한다. 2011년 8200억원의 매출과 75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6월 1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함께 매각 체결식을 갖고, 발전자회사인 GS파워 지분을 컨소시엄 측에 각각 50%씩 양도했다.
이번 거래로 GS파워는 업계 최초로 산업계와 금융계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경영권은 GS에너지가 행사한다. GS칼텍스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중순부터 GS칼텍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일 가스·전력·자원개발·녹색성장 사업을 GS에너지에 양도했다. GS파워 지분 매각도 그 일환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GS파워 지분을 매각함을 통해 GS칼텍스는 불황을 정면돌파 할 수 있는 내성을 갖췄다”며 “앞으로 본업에 충실하면서 회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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