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리더학개론
확실한 ‘군기와 지침’은 부하들에게 규제와 억제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넘어졌을 때 붙잡고 일어설 지지대가 된다. 부하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스포츠에서 반칙과 규칙을 알면 억지를 쓰거나 심판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별~들에게 물어봐.” 한동안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인기 있던 바보 캐릭터의 대사다. 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세워놓지 않으면, 위기상황에서 구성원들은 “상~사에게 물어봐”를 외치며 책임을 전가하고 우왕좌왕하게 마련이다.
돌발적 상황에서 일관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에 원칙과 규율이 있어야 한다. 황량한 광야를 이정표 하나 없이 걸어야 한다면 얼마나 막막할 것인가. 이처럼 막막할 때 확실한 ‘군기와 지침’은 부하들에게 규제와 억제의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넘어졌을 때 붙잡고 일어설 지지대가 된다.

강한 리더들은 군기를 세우고 잡는 데 명수다. 그렇다고 억압적인 위계질서의 신봉자는 결코 아니다. 군기란 조직의 가치관을 지켜나가기 위한 행동강령, 다시 말해 규율을 의미한다. 규율은 말하자면 조직의 뼈대라 할 수 있다. 뼈대 없는 조직이 똑바로 서는 법은 없다. 그래서 강한 리더들은 조직에 규율을 세우는 것을 자신의 최우선 임무로 생각한다.
얼핏 규율은 조직의 활력을 억누를 것 같지만 그 반대다. 조직원은 구호와 규율에 맞춰 행진할 때 동료애와 자부심을 강하게 느끼며, 이는 곧 조직의 힘으로 발현된다. 규율은 구성원을 상사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졸개’가 아니라 기준과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인’으로 격상시켜준다.
강한 리더의 시발점은 가치관에 기반을 둔 규율과 행동강령이 조직 곳곳에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다. 진정 유능한 리더는 조직에 필요한 일이라면 매정하리만큼 규율대로 처리한다. 당장은 혹독한 비난을 받더라도 말이다.
중요한 것은 엄격하게 규율을 강조하는 게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조직과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것임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신뢰를 얻는 것이다. 이 같은 규율로 담금질된 부하들만이 자신의 능력을 120% 발휘하고, 한계를 돌파하는 경험을 통해 조직에 헌신하고, 상사에게 충성한다.
강한 상사는 ‘만인의 연인’이 아니라 ‘규율을 잘 지키는 부하들의 연인’이 되고자 한다. 규율을 준수하는 모범직원을 특별대우하고, 문제 직원을 차별대우하라. 착한 상사들은 말썽쟁이 직원을 감싸느라 우수 직원을 소외시키고, 결국 인재를 놓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곤 한다. 규율의 본때를 보일수록 모범직원은 늘어난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존 카첸바흐는 열정을 가지고 운영되는 조직의 중요한 공통요소 가운데 하나로 규율을 꼽는다. 저서 「열정 컴퍼니」에서 그는 규율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파한다. “직원에게 활력을 부여하는 방법을 기술한 수많은 목록에 규율이 올라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규율 없이는 직원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 규율은 관리자가 집행하는 명확한 행동규칙과 작업자 스스로 부과하는 자기규율이라는 두 가지 종류로 구성되는데, 헌신적이고 우수한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된다.”
펀(Fun) 경영의 대명사로서,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시한다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서조차 규율 우선은 예외가 없다. 사우스웨스트의 축제문화 이면에는 전사戰士 윤리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들은 훈련생 시절부터 회사에서 정한 신속성에 관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그것을 위반해 부적응자란 결론이 내려지면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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