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천점 부지가 롯데쇼핑에 팔릴 예정이다. 소유주 인천시에 따르면 본 계약은 올해 12월 체결한다. 조건은 2013년 1월까지 대금을 완납하는 것이다. 신세계와 롯데는 유통업계 전통의 라이벌이다. 매각과정에서 빚어질 잡음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이 위치한 종합터미널 부지는 인천 최고의 상권이다. 신세계백화점 내 매출도 4위다. 백화점 빅3 점포 중에서도 일곱 손가락 안에 드는 알짜배기다. 이 곳 주인이 바로 유통 맞수인 롯데로 넘어간 것이다. 신세계와 인천시의 임대계약은 2017년까지다. 매입문제를 놓고 인천시와 물밑협상을 진행했던 신세계측은 충격에 빠졌다.

신세계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세계는 1997년 점포를 오픈한 후 꾸준히 주변 투자를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1100억원을 투자해 1만6500㎡ 규모의 점포를 새로 열고 800대 규모의 주차타워까지 지었다. 백화점 앞에 육교를 지어 인천시에 체납하고 인근 도로를 정비하기도 했다.
신세계가 매출확대를 위해 벌인 과감한 투자가 사실상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신세계는 곧바로 법적대응에 착수했다. 신세계 백화점 건물을 매각하지 말라며 인천시를 상대로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신세계 측은 “지난해 매장을 늘리면서 증축건물의 임대차계약을 2031년으로 설정한 만큼, 2017년인 기존건물의 임대차계약도 연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0월 10일 인천시의 손을 들어 줬다. “인천시가 백화점 건물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은 임차인인 신세계백화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번 법적 대응이 명분 없는 ‘떼쓰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여론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가) 늘어난 몸집만큼 지역으로 되돌려주는 사회적 책임이 부족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근 시정일기를 통해 “신세계에 수차례 기회를 주고 인천시의 어려움을 감안해 매입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신세계가 이를 진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기회를 놓쳐 버렸다”며 신세계측의 반발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명준 경인방송 기자 nmh22@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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