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 ‘르 시드(Le Cid)’는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코르네유가 쓴 희극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르 시드는 코르네유가 쓴 작품 중 가장 뛰어난 희극으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당대 최고의 극작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르 시드는 중세 에스파냐의 명장 로드리고 디아스를 부르는 말이다. 르 시드는 아랍어로 경(Sir)을 뜻하는 단어다. 로드리고는 아랍의 침략으로부터 스페인을 구한 영웅이다. 그는 적군인 아랍인에게조차 존경을 받아 르 시드라는 호칭을 헌정 받았다고 한다.
프랑스 작곡가 쥘 마네스는 르 시드를 4막의 오페라로 작곡해 1885년 파리에서 초연했다. 대본은 에두아르 블로, 루이 갈레 등이 썼다. 르 시드는 오페라와 함께 1961년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돼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 1막 = 중세 에스파냐. 젊은 기사 로드리고와 아름다운 여인 히메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는 큰 걸림돌이 있다. 두사람의 아버지가 라이벌 관계라는 것이다. 에스파냐의 왕이 왕자의 가정교사로 히메나의 아버지인 돈 고메즈 대신 로드리고의 부친인 돈 디에고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돈 고메즈는 돈 디에고를 비난하기 일쑤였다.
돈 디에고는 돈 고메즈와 언쟁을 벌이던 도중 뺨을 맞는 수모를 당한다. 하지만 돈 디에고는 나이가 들어 결투를 신청할 할 기력조차 없다. 그러자 그는 자기를 대신해 아들인 로드리고에게 복수를 부탁한다. 아버지의 부탁을 받는 로드리고는 큰 고민에 빠진다. 실추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돈 고메즈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결투에서 돈 고메즈를 죽일 경우 사랑하는 히메나와는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 사이가 될 게 뻔하다. 로드리고에겐 결투에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셈이다.
♬ 2막 = 로드리고는 고민 끝에 돈 고메즈와의 결투에 나선다. 목숨을 건 결투에서 로드리고는 돈 고메즈를 죽이고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는 데 성공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히메나 역시 연인인 로드리고와 아버지의 명예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그녀도 결국 아버지의 명예를 선택한다. 아버지를 잃은 자식으로서 원수를 갚기로 결심한 것이다. 여인의 몸으로 직접 복수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 히메나는 에스파냐의 왕에게 로드리고의 죽음을 부탁한다.
한편,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를 죽인 로드리고는 자신이 저지른 일로 힘겨워 한다. 괴로움에 시달리던 로드리고는 히메나를 만나러 가지만 그녀의 집사인 엘비라가 더 이상 히메나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아 달라고 얘기한다. 그는 로드리고에게 히메나가 집에 오기 전에 몸을 숨기라고 부탁한다.
히메나가 평소 자신을 흠모하던 돈 산초와 함께 도착한다. 돈 산초는 히메나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그런데도 돈 산초는 히메나가 왕에게 부탁한 로드리고에 대한 복수를 자신이 하겠다고 자청하는데…. <다음호에 계속>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