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 동묘 앞

동묘 앞 시장은 이제 패션피플을 자부하는 친구들이 모이는 명소가 됐다. 노인들이 시간을 하염없이 보내던 그때 그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시장이 현대화한 것도 아니다. 좁은 길엔 여전히 저렴한 구제 옷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골동품과 잡동사니들도 먼지를 품고 뒤섞여있다. 몇십년째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은 가게들은 세월을 탐하고, 그곳 골목길은 황학동으로 안내한다. 그 사이 낡은 동묘 앞 시장엔 활력이 감돈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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