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은 팥 대신 깨 과일은 배 대신 사과
송편은 팥 대신 깨 과일은 배 대신 사과
  • 김미선 기자
  • 호수 12
  • 승인 2012.09.2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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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파트2] 추석장 스마트하게 보는 법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푼이라도 아껴 제사상과 음식 준비를 해야 하는 주부들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특히 올 여름 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가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품목별 출하시기와 추석 전 ‘물가 예측도’를 참고하면 스마트한 ‘장’을 볼 수 있다.
 

▲ 올 추석은 태풍 피해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격이 내린 품목도 있다. 수산물이다. 특히 굴비는 지난해 조기가 풍작을 이루며 가격이 많이 내렸다.
주부 10년차인 구인영(38)씨는 추석이 다가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밀려드는 친인척도 버거운데 제사장과 추석음식도 준비해야 해서다. 그는 명절 때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구매 스케줄’을 작성한다. 명절 전후로 채소ㆍ과일 값이 달라지고 특히 추석 때는 태풍이나 장마 등의 자연재해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에는 ‘볼라벤’ ‘덴빈’ ‘산바’ 3개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물가가 크게 올랐다. 어느 때보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로 태풍은 ‘물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이는 2배, 상추는 3배, 호박은 가격이 4배가량 급등했다. 지난달 폭염으로 작황이 나빠진 것도 한몫했다. 9월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일일 도매가격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1㎏ㆍ상품)와 고랭지 무(1㎏ㆍ상품)는 일주일 전보다 각각 15.9% 5.6%씩 상승한 1380원과 900원에 거래됐다. 배추는 전년(1㎏ 900원) 대비 44%, 평년(1㎏ 895원) 대비 54% 올랐고 무는 전년(1㎏ 852원) 대비 5.5%, 평년(1㎏ 645원) 대비 24% 상승했다.

 
태풍 볼라벤 때 큰 폭으로 올랐던 ‘상추’ 값은 더 올랐다. 적상추 4㎏은 4만8000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1만4880원)보다 222.5%나 뛰었다. 호박(조선애호박, 상上품ㆍ140%), 양파(39%) 등의 채소값도 껑충 뛰었다. 가격상승폭이 적거나 오히려 떨어진 작물도 있긴 하다.

서늘한 기후에서 생육하는 시금치는 최근 수확이 늘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3만6080(4㎏)원에 거래된 시금치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9월 20일 1만7800(4㎏)원에 팔렸다. 태풍 피해가 적었던 경기도(포천•고양) 지역서 물량이 많이 풀린 열무, 얼갈이배추도 내림세다. 9월 12일 열무(1.5㎏)는 3060원에서 9월 19일 2500원으로 18.4% 내렸고 얼갈이배추(1.5㎏)는 9월 12일 3000원에서 9월 19일 2440원으로 18.7% 내렸다.

피해 덜 입은 작물로 ‘대체’
태풍으로 인한 비닐하우스 재배 농가가 피해를 입으며 피망은 공급물량이 줄어 오름세다. 피망은 지난달 10㎏당 2만9920원에 거래됐는데 9월 20일 7만7000원에 팔리면서 157%나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한달 전 2만3280(5㎏)원에 거래된 파프리카는 9월 10일경 3만2000(5㎏)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내림세를 보이며 9월 20일 2만9600(5㎏)원에 거래됐다.

 
올 추석 송편 속재료는 팥 대신 참깨를 쓰면 좋다. 팥(40㎏ㆍ국내산 적도)은 지난해 33만2400원에서 올해 44만원으로 32.3%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만5987원으로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팥 수확은 매년 10월 말쯤 시작되는데 지난해 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아 비축량 적어 가격이 올랐다. 다행히 참깨 가격은 예년과 비슷하다. 지난해 1만9320(1㎏)에서 올해는 1만9200(1㎏)으로 오히려 0.07% 내려 송편 ‘속’으로 대체하면 좋을 듯하다.

차례용 단골 과일로 손꼽히는 배와 사과는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농산물이다. 특히 배는 주요 산지인 전라남도 지역이 볼라벤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사과 주요 산지인 경북지방은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20일 정부 지정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가 서울지역 대형마트 4곳과 백화점 3곳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가격조사에 따르면 배ㆍ사과 선물세트 가격은 전년 추석보다 26~30% 떨어졌다. 배 선물세트 한 상자(7.5㎏)는 평균 8만2010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추석보다 26.9% 더 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도 선물세트 한 상자(5㎏)의 평균 가격이 8만4070원으로 지난해 추석보다 30.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추석이 보름 이상 늦고 일조량이 충분해 작황이 좋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한 푼이라도 아껴 추석장을 보려는 이들로 북적이는 재래시장의 모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남규 유통정보팀 팀장은 “사과 최대 산지인 문경에서는 태풍 전 추석 물량을 미리 수확해 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전까지 사과ㆍ배 값은 강보합세(약간 상승해 변동의 폭이 극히 작은 상태를 유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추석 후 태풍 피해가 반영되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두 과일의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에는 굴비와 전어 가격이 특히 많이 떨어졌다. 굴비(조기)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20여년 만에 최대 어획량을 기록하며 가격이 10마리당 9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9.5% 저렴해졌다. 굴비는 말리는 기간이 충분해야 한다. 영광굴비의 경우 섶간을 해 1년 넘게 말린다. 때문에 지난해 설 때보다 굴비 유통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4만9000원(20마리)짜리 참굴비 세트까지 내놨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만원 가량 저렴하다.

 
‘풍년’ 맞은 작물 공략하면 좋아
전어도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당 1만5000원이 넘었는데 올해는 3000~4000원 정도 한다. 약 3분의 1 가격이다. 지난해에는 폭우와 일조량 감소로 전어 먹이인 플랑크톤이 줄고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뛰었지만, 올해는 전어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이 저렴해졌다. 특히 9월 하순쯤 씨알이 굵고, 맛이 좋아 추석 상에 올려놓으면 제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는 올 추석을 앞두고 최근 10년간의 정보를 종합해 ‘품목별 구매적기 예측 기상도’를 발표했다.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추석 9일 전부터 2일 전까지 품목별로 구매 적기가 각각 다르다. 사과와 배는 추석 7~9일 전이 구매적기인데 추석 직전 제수용 구매가 늘어 가격이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배추와 무는 3~5일 전 구매하는 게 좋다. 정부비축량과 계약재배물량이 평소 대비 1.9배 가량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갈치는 최근 어획량이 감소해 공급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석에 근접하면서 수요 감소세로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 적기는 추석 2~4일 전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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