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G, LG전자 살릴까

무엇보다 ‘제왕칩’이라 불리는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세계 최초로 탑재해 이슈가 됐다. 그래픽 처리 속도는 이전보다 3배 빨라졌고 성능은 일반 쿼드코어보다 40% 이상 뛰어나다.
하지만 LG전자 마창민 MC사업본부(한국 마케팅 담당) 상무는 제품 공개 행사장에서 의외의 말을 했다.

마 상무는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스펙을 극대화 한 이유는 UX(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UX는 ‘User Experience’의 축약어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LG전자가 중시하던 분야는 아니었다.
새로 도입된 여러 UX 기능을 살펴봤다. 투명도를 조절해 영상을 정지하지 않고도 검색•문자보내기•채팅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상당히 편리했다. 재생 중인 동영상 화면을 확대하는 기능은 마 상무의 말처럼 하드웨어 스펙이 따라주지 않으면 구현이 힘든 UX임에는 분명했다.
3년간 LG전자의 UX 사업부에서 근무한 김창묵 주임은 “입사 이래 UX 부문에 최대 투자와 연구가 감행됐다”며 “실용적이고 편리해진 UX가 하드웨어에 치중해오던 LG전자 스마트폰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됐음을 증명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LG전자에 스마트폰은 높은 산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세대에 들어 노네임(무명)의 수모를 겪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글로벌 마켓 점유율 조사에서 기타(Others)로 분류되는 굴욕을 격기도 했다. LG싸이언을 내걸고 업계를 호령하던 피처폰 시절의 전성기는 이미 과거일 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는 스마트폰 하면 삼성과 애플을 떠올린다.

옵티머스 시리즈 때보다 UX가 강화됐다 해도 아이폰의 수준 높은 UX와 경쟁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삼성 갤럭시S3보다 UX가 현저히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개발자 마인드로 만든 고사양이 전부인 스마트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용도로 UX에 접근해서도 안 된다. UX는 하드웨어만큼 중요한 부문인 만큼 전사적이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스스로 옵티머스G의 출시를 9월 혁명이라 부르고 있다. 거창한 수식어가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성적표를 LG전자는 받을 수 있을까. 이번에도 실패하면 LG전자 스마트폰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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