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한 호날두에게 GE의 ‘활력곡선’ 배우다
시큰둥한 호날두에게 GE의 ‘활력곡선’ 배우다
  • 박용선 기자
  • 호수 9
  • 승인 2012.09.10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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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급 인재 관리전략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표정이 요즘 뚱하다. 골을 넣고도 시무룩하기 일쑤다. 그는 “락커룸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데 불행하다니… 호날두의 뚱한 표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인재전략을 읽을 수 있다.

스페인 명문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다.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500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가 됐다. 올해 스물일곱인 호날두는 외모까지 빼어나다. 한마디로 그는 슈퍼스타다.

▲ GE는 호날두와 같은 슈퍼스타급 인재가 선호하는 기업이다.
호날두는 골 세리머니가 야단스럽기로 유명하다. 과도한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경기에서 그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150호 골이 들어가 관중석이 시끄러워지자 마지못해 무표정하게 손을 한 차례 들었다 놨을 뿐이다.

호날두는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나는 슬프다”며 “구단은 내가 슬픈 이유를 알 것이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세계 최고의 팀에서 실력이나 인기•수입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축구클럽 만의 얘기가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누가 봐도 좋은 대우를 받는 능력 좋은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일이 많다. 대부분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호날두처럼 팀 내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의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해 떠나는 경우가 많다.

GE는 호날두와 같은 슈퍼스타급 인재가 선호하는 기업이다. 이유는 GE의 인사원칙에 있다. 이 회사 인사원칙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해마다 하위 10%의 직원을 정리해고 하는 ‘활력곡선(Vaitality Curves)’이다. 10%이면 삼성전자와 같은 큰 회사에서는 몇만명에 해당한다. 매년 몇만명이 능력부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만, 상위 20%에 해당하는 능력 있는 직원에게는 항상 파격적인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GE의 활력곡선은 말 그대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능력 위주의 보상체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개별 보상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팀워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호날두와 같은 드리블과 슈팅 실력을 갖춘 선수 11명이 경기를 한다 해도 패스 한 번 없이 혼자 힘만으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할 것이 뻔하다. 그래서 IBM과 같은 회사는 개별보상과 집단보상을 섞고 여기에 직급이라는 기준을 추가한 보상체계를 쓰고 있다.

최근에 가장 각광을 받는 보상체계는 총 보상제(Total Compensation)다. 호날두가 “내가 슬픈 건 돈을 더 못 받아서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듯 보상이 꼭 돈은 아니다. 돈•복리•근무환경•자기계발 등 직원이 회사로부터 물질적•심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합해 그 안에서 적절한 해답을 내려는 시도다. 최근 많이 나오는 ‘스마트워크’라는 개념도 총 보상제의 하나다. 한국얀센은 외근이 잦은 직원들을 위해서 고정좌석을 없앴다. 
 
이 회사의 남산 사무실에 가보면 한국얀센 직원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본부 소속의 직원이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구글은 업무시간의 일정 부분을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있도록 했다. 하루에 2시간은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 외의 일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이런 글로벌 기업의 노력을 살펴본다면, 호날두를 위해 라커룸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부터 하지 않을까.

한정연 포춘코리아 기자 jayhan0903 @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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