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다. 다양성이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민망한 수준이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가 창립 2주년 포럼을 통해 ‘여성이사할당제’와 ‘우먼펀드’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수이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포용적 기업문화를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11/32717_40870_745.jpg)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창립 2주년 포럼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 여성이사할당제와 더 우먼펀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기업 이사회가 다양성과 효과성을 갖추고 있을 때 더 높은 재무실적을 낸다”면서 “이사회는 다양성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평가과정은 독립적이고 엄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CPPIB는 캐나다의 공적연금 운영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김 대표는 2016년 6월부터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맡고 있다.]
✚ CPPIB의 투자 평가기준은 뭔가.
“CPPIB는 장기적인 투자기관이다. 이 때문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많이 고려한다. 가장 중요한 건 리스크가 조정된 수익률이 매력적이느냐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의 지배구조도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 아시아 지역에서 이사회 다양성을 높여 투자 매력도가 빠르게 개선된 나라가 있나.
“여성의 참여가 늘었다고 자본의 유입이 급증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리스크가 조정된 수익률이다. CPPIB가 기관으로서 갖는 유일한 의무가 있다면, 불필요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거다.”
✚ 여성친화적 기업에 왜 투자해야 하나.
“이사회 또는 경영진에 적어도 한명 이상의 여성이 있는 기업은 과거 10년 동안 투자자에게 연간 3.3.%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했다. 기업의 고위 관리자 중 15% 이상이 여성인 기업은 10% 미만인 기업보다 수익성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보고는 이것말고도 많다.”

✚ 일부에선 역차별 논란도 제기한다.
“‘캐나다 30% 클럽’ 회원인 CPPIB에 ‘여성임원 30%’는 할당제가 아닌 목표제다. 의미 있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거다. 캐나다의 회사들에 30%를 할당하라고 공개의향서를 보내기도 했는데, 반드시 할당을 하라는 게 아니라 목표를 위해 지향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 노력하지 않는 기업을 압박하기도 하나.
“여성임원이사가 없는 이사회의 위원장을 반대한다.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왜 여성이사가 필요한지 열심히 설명하고 권고한다.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라서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거다.”
✚ 한국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조언을 한다면.
“조언 대신 CPPIB가 추구하는 운용방식을 이야기할까 한다. CPPIB는 투자전략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걸 내외부 사람들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 집중하고 있는 게 있다면 인재개발이다. 단지 재능 있는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게 아니라 포용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그 덕분인지 신입사원 고용에서도 여성이 늘고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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