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키니 로시니처럼 음악 자체에 유머를 담을 수 있는 작곡가는 많지 않다. 신나는 말발굽소리와 시원한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그의 음악은 낙천적인 이탈리아인의 기질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23세였던 로시니가 20일 만에 만든 작품으로, 200년간 사랑받는 코믹 오페라의 정수로 꼽힌다. 줄거리로 보면 이 작품이 ‘피가로의 결혼’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유머스러운 음악으로 유명한 로시니의 작품이다.[사진=뉴시스]](/news/photo/201809/31901_39394_148.jpg)
♬ 1막 = 돈 많고 아름다운 여인 로시나. 그녀는 재산을 관리해 주고 있는 늙은 후견인 바르톨로의 집에 살고 있지만 그의 감시 때문에 외출도 못 하고 집에 갇혀 있다. 우연히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한 알마비바 백작은 린도로라는 가명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녀의 집 창문 아래에서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부러 관심을 사는 데 성공하지만 바르톨로의 방해로 만남은 이뤄지지 못한다. 로시나의 재산을 노린 바르톨로는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로시나를 만날 방법은 찾던 백작은 친구이자 노련한 전략가인 이발사 피가로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피가로는 술에 취한 병사로 변장해 바르톨로의 집으로 들어가라고 제안한다. 그사이 로시나 역시 피가로에게 린도로(알마비바 백작)에게 자신의 편지를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술 취한 군인으로 변장한 알마비바 백작은 소란을 틈타 로시나에게 접근해 자신이 준비한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술 취한 병사를 잡으려는 헌병들이 들이닥치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분을 밝혀 위기를 모면한다.
♬ 2막 = 알마비바 백작은 이번에는 알폰소라는 음악선생으로 변장해 바르톨로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는 로시나에게 몰래 편지를 건네는 데 성공하지만 바르톨로가 그의 정체를 의심한다. 그때 피가로가 도착하고 바르톨로의 시선을 끌기 위해 면도를 해준다는 핑계를 대지만 결국 발각돼 쫓겨난다. 그리고 로시나에게 린도로가 백작이 보낸 첩자라고 알려준다.
실망한 로시나는 그동안 거절했던 바르톨로의 청혼을 승낙한다. 바르톨로는 당장 공증인을 불러 공증을 받으려 한다. 이를 알게 된 백작과 피가로는 사다리를 타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자신의 정체를 밝힌 백작은 그녀에게 청혼하고 사실을 알게 된 로시나는 청혼을 받아 드린다. 세사람은 사다리를 타고 도망가려고 하지만 사다리가 없어진 것을 알 게 된다.
백작이 로시나의 방으로 들어간 걸 본 바르톨로가 사다리를 없애고 신고를 하러 간 것이다. 그사이 공증인이 도착하고 백작과 로시나는 바르톨로가 신고를 하러 간 사이를 틈타 공증인을 이용해 결혼을 해버린다. 잠시 후 돌아온 바르톨로는 공증을 받은 결혼증명서 앞에 허탈해한다. 하지만 백작이 로시나의 재산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두사람의 결혼을 축복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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