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출발한 훈풍 경남·울산으로 이어질까
부산에서 출발한 훈풍 경남·울산으로 이어질까
  • 이기수 기자
  • 호수 5
  • 승인 2012.08.09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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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

▲ 2010년 열린 부산항 신항 주요사업 준공 및 개장식 모습.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부산·경남 부동산 시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공공기관들의 혁신도시 이전이 가까워지면서 신규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수요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 분양시장은 살맛나고, 수도권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분양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수십년만에 찾아오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요즘 부동산은 지방이 대세’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부산지역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청약 열기가 이어졌던 다소 의외의 지역이다. 2006년 이후 부산지역 분양시장은 전멸하다시피 했다가 2010년 말부터 서서히 회복되면서 그동안 방치됐던 현장들 중 그나마 입지가 좋고 세대수가 많은 곳들은 이미 지난해 중반 전부 분양을 끝냈다.

나머지 사업성이 떨어지던 현장들만 남아있었고 그곳은 세대수도 작아 청약을 꺼리던 곳들인데 올 들어 다시 청약열풍이 불면서 1순위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부산 아파트 값은 올 들어 전국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세를 보였다. 부산 부동산 업계는 센텀시티, 마린시티와 함께 대연혁신도시 호재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한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 쇼핑·교육·문화시설 등 편의 시설이 들어서며 산업과 문화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해운대 아파트 상승률 69%

부산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값 상승률은 69%다. 전세값 상승률도 76.2%에 달한다. 그만큼 집을 찾는 수요자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3~4년간은 해운대 특수가 부산 부동산을 견인했다. 부산시가 1990년대 해운대 신도시 개발을 본격 추진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낀 지형에 비교적 저렴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개발됐다. 대형 마트와 영화관, 체육관 등이 들어서며 대표적인 주거단지가 됐다.

뒤이어 개발된 센텀시티도 인근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줬다. 이 사업은 부산시가 1997년에 마련한 3대 밀레니엄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2000년대 들어 첨단 산업과 영화관련 산업, 쇼핑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하며 부산의 부촌(富村)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마린시티가 부산 부촌으로 부상했다. 과거 우동 수영만 매립지를 아파트, 주거형 오피스텔 부지로 조성하면서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타운으로 개발됐다. 최고 80층에 요트장, 6성급 호텔 등 초호화 편의 시설을 갖춰 3.3㎡ 당 분양가가 최고 4500만원을 넘어선다.

올해는 남구 대연동 혁신도시 영향이 컸다.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총 3000여 가구가 들어서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얼마 전 부산 대연혁신지구 아파트 1순위 청약이 5.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대연혁신도시 청약 결과 일반공급분 965가구 모집에 모두 524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4대 1로 마감됐다. 국민주택 규모인 85㎡ 이하의 경우 전체 96가구 공급에 2555명이 신청해 무려 26.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에서 시작된 열기가 최근 들어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6% 이상 올랐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평균 0.7%다. 울산은 그보다 9배가 높은 전국 최고치다. 울산 동구는 2011년 말 대비 11.9% 올랐다. 그만큼 시장이 활성화됐다는 의미다.

울산뿐만이 아니다. 부산에서 시작된 경남권 투자 수요가 울산은 물론 창원 등 인근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공단 근로자 등 실수요까지 매수에 가세하면서 집값은 상승세다. 올 들어 부산 부동산 업계는 경남 창원과 인접한 ‘부산신항 배후단지’를 주목하고 있다.

부산신항만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와 부산 강서구 일대 1650만㎡(약 500만평) 규모로 진행되는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인근의 759만㎡(약 230만평) 규모의 진해웅동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다수의 경제자유구역과 녹산공단 등 배후 공단이 많은 곳이다.

이런 지리적 조건으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신항만 지역은 부산 주택시장의 노른자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에서 알짜로 꼽히는 이 지역에는 EG건설, 동문, 대우, 현대, 두산, 동일토건 등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EG건설은 지난 6월 부산신항만 신도시 9·10 블록에 729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동일토건도 올 11월말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일대에 907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용원동 일대는 신항 배후 신도시와 마주 보고 있어 부산권 출퇴근자는 물론 창원 일대 실수요자의 관심도 끌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신항만지역은 현재 450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신항만 준공으로 전체시설 30선석이 운영될 경우 연간 10조원의 부가가치와 항만 물류 종사자 수 2만명을 포함해 총 8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그만큼 잠재 수요도 크다.

부동산 이젠 지방이 대세

신항 동쪽 부산 강서구 일대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국제물류단지도 조성된다. ‘에코델타시티’ 로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은 수원 광교신도시 보다 약간 큰 부지(11.68㎢·360만평) 에 2018년까지 총 5조4000억원을 들여 주택 2만9000가구와 자동차·조선·항공 등 첨단산업과 연계된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에코델타시티 역시 부산·경남권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첨단복합물류기지로 개발 중인 이 지역은 뛰어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부산과 서부경남권을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지난 2010년 말 개통돼 거제에서 부산까지의 통행 거리가 종전 140㎞에서 60㎞로 줄어들었다.

또한 신항 제1배후도로(가덕IC(신항입구)~가락IC를 잇는 총 길이 8.5㎞ 구간으로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변경) 확장공사가 내년부터 시작되며 웅동지구와 진례IC를 연결하는 신항 제2배후도로(15㎞)도 201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한 창원~부산간 도로, 소사~논산간 도로, 의곡~부산간 도로 등 광역 교통망이 지속적으로 확충될 계획이다.

▲ 부산 신항만 이지더원 조감도
국토도시전문가인 이주호 부동산 칼럼니스트는 “최근 지방 부동산의 활기는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경기가 좋아진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자를 할 때 경기 사이클, 정책, 개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창원(진해) | 이기수 기자 dragon@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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