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의 공유지, 더 정확하게 낡은 폐철로廢鐵路 위에 둥지를 틀었던 늘장. ‘늘 장이 선다’는 뜻을 가진 일종의 장터였다. 정부가 만든 장터가 아니었다. 기업도 힘을 보태지 않았다. 시민들의 ‘흥’이 모여 만들어진 장터였다. 때가 되면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철이 되면 풍악이 울렸다. 늘장은 폐철로에 자생한 꽃 같은 곳이었다.

그런 늘장의 명맥이 사실상 끊겼다. 공유지가 기업에 팔려서 폐장 통보를 받았다는 데, 영문을 제대로 아는 시민들은 드물다. 나라땅이니 나라가 맘대로 팔아도 된다? 언제까지 우리는 ‘나라의 선택’을 이유도 모른채 존중해야 할까.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공유지의 비극’을 취재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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