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복의 까칠한 투자노트 | 변액보험 다시보기
변액보험을 좋게 보는 투자자는 많지 않을 거다. 이유가 있다. 첫째, 가입 후 단기간에 해약하면 원금을 받지 못한다. 둘째, 체감수익률과 실제수익률의 괴리가 크다. 예컨대 언론에서는 주식 상승세라고 떠들지만, 내 변액보험으론 그걸 체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여기엔 오해가 좀 있다.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주식 시세와 같은 특정한 이슈보다는 펀드처럼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서 달라진다.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챙기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는 거다. 이 때문에 체감수익률과 실제수익률의 괴리를 해결할 방법은 투자자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간 내 해약으로 발생하는 원금 손실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다.
변액보험을 단기간 내 해약했을 때 손실이 커지는 건 사업비 때문이다. 사업비란 보험사가 변액보험 판매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징수하는 여러 가지 성격의 비용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변액보험 판매 초기엔 사업비가 기본 보험료의 7%를 넘는 변액보험이 상당수였다. 그러니 7% 이상을 뗀 나머지 93%만을 실제 펀드에 투자하다보니 다른 경쟁 금융상품들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해약 시점까지 안 좋으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보험료에서 2%의 사업비만 제하고, 나머지를 모두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이 있다. 변액보험의 인식이 좋지 않자 보험사들이 사업비 일부를 받지 않거나 보험납입기간이 끝나는 시점으로 연기를 해주는 거다. 말하자면 변액보험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라졌으니, 변액보험 투자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 4월 1일 이전에 변액보험에 투자한다면 어떨까. 일단 5년 동안 일정금액을 월납하고 10년을 유지하면 이후부터 생기는 모든 이자수익은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5년 후부터는 아무 때나 돈이 생길 때 추가납입을 할 수도 있다. 일부 상품은 추가납입 시 비용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결국 해약하지 않고 일정 기간만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의 수익이 났든 세금을 내지 않는 훌륭한 비과세 통장 하나를 갖게 되는 셈이다.
예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변액보험이 아니다. 변액보험을 수익률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액보험에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평생 비과세 통장’ 하나를 개설한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면 충분히 매력 있는 투자 아닐까.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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