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시바 지분 인수할까

상승가도를 달리던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월 2일 4만5800원이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한달여 만인 2월 1일 5만4900원(장중 최고가)으로 껑충 뛰어오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장밋빛 전망 덕분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가는 2월 9일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27일 4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올 초 주가 수준으로 백스텝을 밟은 셈이다. “슈퍼사이클이 머지않아 끝날 것” “D램 선물가격의 하락세” 등 다양한 원인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면 단숨에 낸드플래시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도시바의 지난해 1분기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은 28%로 삼성전자(42.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0.6%였다.
하지만 당초 19.9%의 지분을 매각하려던 도시바가 매각 지분을 50%로 변경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도시바 측에서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3조원가량이던 인수비용은 약 10조원으로 치솟았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부담이 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는 게 최우선 목표가 되겠지만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발을 뺄 수도 없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지 못한다면 그 기회가 애플이나 중국 반도체 업체 등 경쟁사에 돌아갈 수 있어서다.
애플은 SK하이닉스의 최대 공급처 중 하나다. 애플이 낸드플래시를 자체 생산하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중국 업체가 인수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주력 사업은 낸드플래시”라면서 “중국업체의 자금력에 도시바의 기술력을 더하면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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