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절세가 투자보다 낫다
때론 절세가 투자보다 낫다
  •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 호수 223
  • 승인 2017.01.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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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 | 중견기업 50대 임원의 재무설계

우리나라 국민의 경제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불안한 노후다. 그만큼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은퇴를 앞둔 50대에게 노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은퇴를 앞둔 50대 가장인 최경훈(가명ㆍ51)씨의 사례를 살펴봤다.

▲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로 노후준비 부족이 꼽혔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국민의 경제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38.9점에 불과했다. 2011년 하반기 37.8점 이후 최저치다. 흥미로운 점은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로 전체의 34.1%가 ‘노후준비 부족’을 꼽았다는 것이다. 노후준비가 부족해 경제적으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살고 있는 최경훈(가명ㆍ51)씨의 최대 고민도 노후다. 중견기업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씨의 월 소득은 500만원(실 수령액 기준)이다. 젊어서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컸던 최씨는 빌라 경매를 통해 자산을 불렸다. 그 결과, 얼마 전 은행의 힘을 빌리지 않고 115㎡(약 35평) 크기의 아파트를 장만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작은 빌라도 한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엔 보유하고 있던 오피스텔을 팔아 현금자산 2억원을 확보했다. 떵떵거리진 않아도 먹고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최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질 경우 생각보다 이른 노후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최씨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소비성 지출로는 한달 생활비(식비ㆍ외식ㆍ생활용품 등)로 90만원을 지출한다. 여기에 아파트 관리비와 세금으로 30만원을 쓰고 통신비(15만원)ㆍ유류비(40만원) 등을 사용하고 있다. 최씨와 아내의 용돈으로는 각각 50만원, 30만원을 쓰고 아직 취업을 못한 둘째 딸 용돈으로 30만원이 나가고 있다. 비정기지출은 80만원이 나간다.
비소비성 지출로는 최씨 부부의 종신보험(각각 16만원ㆍ9만원)과 실손보험(각각 5만원ㆍ5만원)으로 35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종합하면 최씨의 월 잉여자금은 100만원이다. 다행히 첫째 딸은 취업에 성공해 독립을 한 상태고 둘째는 올해 대학을 졸업할 예정이라 당분간 목돈이 필요하진 않다. 최씨는 두 딸이 성장한 덕에 교육자금이 필요 없다. 대출도 없어 생활비를 줄일 필요도 없다. 그래서 투자보단 현재의 자산을 노후까지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가지 걱정거리는 그 흔한 연금상품이 없을 정도로 노후 준비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재테크로 재산을 불리면서 노후 연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씨의 재무설계는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절세와 노후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노후 연금상품이다. 노후 연금상품은 종류에 따라 정해진 기간 연금이 지급되는 확정연금과 평생 지급되는 종신형 상품이 있다. 게다가 노후 연금상품은 세액공제나 비과세 혜택도 있다.

최씨는 매월 35만원씩 납부하는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총 납입액(400만원)의 12%인 48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금액이 펀드의 수익률에 따라 달라지는 단점이 있다는 건 유의해야 한다. 안정적인 노후 상품으로는 연금보험(월 50만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노후 연금상품에 가입할 때도 절세를 생각해야 한다. 퇴직금ㆍ상속세 등은 물론 연금소득세를 내는 연금상품의 수령시기에 따라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비과세 상품에 가입해 세금을 아끼거나 연금의 수령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씨는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는 연금저축펀드를 70세 이전에 모두 받고, 국민연금의 수령시기를 조금 더 늦추기로 했다. 또한 개인연금의 수령 시기를 70세 이후로 미뤘다. 이렇게 하면 연금을 일정하게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득이 분산돼 종합소득세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노후 준비 절세 먼저 챙겨야

마지막 절세 상품으로 최씨는 일시납 변액적립보험을 선택했다. 이 상품의 비과세 한도는 2억원으로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보험금을 납입할 때 내는 3%의 사업비를 제외하면 사업비가 거의 들지 않고 돈이 급할 때 수수료 없이 인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금을 가입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기준으로 지급해 미리 가입하는 게 더 이득이다.

이에 따라 최씨는 자산 중 5000만원을 일시납 변액적립보험에 가입했다. 나머지 자산 중 3000만원과 잉여자금 중 15만원은 CMA에 입금해 비상금 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러 통장에 2000만원을 예치해 추가적인 수익을 노리기로 했다. 나머지 1억원의 자산은 정기예금에 예치했다가 향후 재테크에 활용할 계획이다.

노후 준비에서도 절세는 중요하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이 있는 50~60대라면 종합소득세와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투자하기 어려운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는 절세가 그 어떤 투자보다 좋은 재테크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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