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알뜰주유소가 무폴(무상표 자영주유소) 주유소보다 지역별로 많게는 52원(경유기준)에서 37원(휘발류 기준)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위원회 이채익 의원은 31일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전국 15개(제주도 제외) 시․도 중 10개 시도에서 알뜰주유소 기름값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역별로는 대전지역 알뜰주유소가 경유기준 52원, 휘발유기준 37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나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무폴주유소가 알뜰주유소보다 싼 것으로 집계된 곳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지역이다.
서울의 평균 휘발류 가격은 자가폴이 L당 1893.77원, 알뜰 주유소는 이보다 0.94원 비싼 1894.71원이었다. 휘발유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대전으로 알뜰 주유소가 무폴주유소보다 37.74원 비싼 1903.20원이었다.
경유는 대구,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11개 광역시·도에서 알뜰주유소가 더 비쌌다.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대전 알뜰주유소가 1728.60원으로 L당 52.07원 비싸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물론 알뜰주유소는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보다는 대체로 싸게 팔았다. 하지만 알뜰주유소 중 일부는 상표를 달고 있는 주유소보다 비싸게 파는 곳도 있었다(휘발유 6곳, 경유 4곳).
기름값을 낮추겠다고 만든 알뜰주유소가 이처럼 무폴주유소보다 비싸게 된 이유가 뭘까. 알뜰주유소가 공급받는 기름의 보급 방식에 원인이 있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정유사로부터 대량으로 기름을 공동구매하면 그걸 공급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폴주유소는 상표는 제쳐두고 무조건 가장 싼 값의 기름을 사는 방식이다. 이번에 입찰을 통해 석유공사와 농협 측에 기름을 제공한 곳은 GS와 현대다.
이채익 의원은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내 놓은 알뜰주유소가 무폴주유소보다 더 비싸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 지적하고 “기름값 안정으로 국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무작정 알뜰주유소만 늘릴 게 아니라 정유사의 독점적 구조를 깨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독점적 구조’라고 말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총 700개의 알뜰주유소 전환을 추진하고, 2015년까지는 알뜰주유소를 전체 주유소의 10%(1300곳)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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