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외근도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필자는 대부분 BMW (버스ㆍ메트로ㆍ워킹)를 이용하는 편인데, 지하철을 이용할 때 다리의 느낌이 예전과 다르다. 하체의 힘이 부족한지 지하철의 흔들림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이제는 행여 옆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잘 안 잡던 손잡이를 꼭 쥐게 된다. 빈자리만 있으면 달려가 앉으려는 많은 누님(?)들이 이해되는 요즘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하루 안에 해야 할 일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미루기도 한다. 눈금 하나라도 올려야 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처럼 단 몇분이라도 휴식을 취해야 목적지로 갈 수 있다.
물론 이래선 안 되는데 하는 자책이 든다. 질병에 연유하든, 나이에 의하든 체력의 저하는 곧 자존감의 상실과 자괴감으로 이어진다. 강인한 체력이 삶을 지탱해주는 활력소임을 요즘 들어 필자는 절실히 느낀다. 차 한잔 마시고 쉬어가는 것도 사치라 여겼던 시절은 어느덧 작별을 고했다.
뒤돌아보면 50~60년 전 과거의 스포츠 정책도 이를 뒷받침한다. 체력은 국력이란 기치 아래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했으니 말이다. 과거에 비해 몸을 움직이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우리 후손들의 체력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전인 교육을 부르짖는 우리의 교육은 체육의 비중과 위치가 형편없이 낮다. 과거 덕德 교육이 강조되던 시절의 지知ㆍ덕ㆍ체體 교육은 이제 체ㆍ덕ㆍ지 교육으로 순서가 바뀌면 맞다. 뛰어놀 기회는 없고, 덕 교육은 경시되고 있으며 지 교육만 혹사에 가깝게 강요되는 편식 교육이 현재 우리 교육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차치하고 생활은 어떤가. 신발 회사 최대의 적이 게임기(휴대전화) 제조회사라는 말이 있듯 두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다.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수면 시간을 능가한 최초의 인류답게 온종일 의자에 파묻힌 엉덩이는 거의 괴사 직전이다. 영양이 넘치는 시대에 운동은 현저히 줄어든 이들이 강건한 체력을 유지한 채 부모보다 장수할 수 있을지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이들이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청소년기부터 매일 운동의 습관을 기르는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휴대전화의 전원 배터리를 올리듯 이들 체력의 눈금을 누군가 올려줘야 하기에 하는 얘기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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