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급한 불 먼저 끄는 게 상책
노후? 급한 불 먼저 끄는 게 상책
  •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 호수 211
  • 승인 2016.10.19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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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 | 다둥이 가정의 재무설계

가계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와 교육비다. 여기에 노후준비까지 나서면 가계 경제는 팍팍해지기 십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급한 불을 먼저 끄는 게 상책이다. 주거비와 교육비 중 급한 걸 선택해야 한다는 거다. 최진환씨 가계의 사례를 살펴봤다.

▲ 증가하는 교육비와 주거비 지출은 가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가계의 소비지출 중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아무래도 주거비와 교육비다. 부동산 가격, 사교육비가 사회 문제로 인식될 정도이니, 이 둘은 가계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2대 주범’이라 할 만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 9월에 발표한 ‘2016년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담 공교육비는 1.9%로 OECD 평균(0.7%)보다 2.7배 이상 높았다. 여기에 과외비와 학원비 등의 사교육비 지출을 더하면 가계가 느끼는 교육비 지출 부담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비와 주거비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정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도 시흥에 살고 있는 최진환(가명ㆍ44)씨. 중견기업 과장으로 일하는 최씨는 세명의 아이(첫째 9살ㆍ둘째 7살ㆍ셋째 5살)를 뒀다. 얼마 전 아내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취업에 성공하면서 외벌이에서 맞벌이로 전환한 최씨 가계의 월소득은 510만원(남편 400만원ㆍ아내 110만원)이다. 최씨 가계의 고민도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이다. 최씨는 올 초 105㎡(약 32평) 아파트(주택담보대출 1억990만원ㆍ이자율 2.60%)를 장만했다.

성별이 다른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최씨 가계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소비성 지출로는 자녀들의 교육비와 육아비로 60만원을 사용한다. 여기에 생활비 70만원, 교통비ㆍ유류비로 4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밖에 통신비(16만원), 관리비ㆍ세금(25만원), 최씨 용돈(30만원), 비정기 지출(21만원), 기타(10만원) 등 총 272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비정기 지출로는 주택을 마련하면서 생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80만원과 은행 적금 20만원, 카드 할부금(잔여 할부금 120만원) 2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최씨 가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보험료다. 우선 최씨 앞으로 종신보험과 치명적 질병(CI) 종신보험으로 각각 21만원, 19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아내 CI 종신보험 20만원, 세 아이의 어린이보험(태아보험ㆍ각각 5만원) 15만원 등 75만원을 보험료로 지불하고 있다. 그 결과 최씨 가계의 총 지출은 467만원으로 43만원의 잉여자금이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서 교육비 부담이 크지는 않다. 최씨가 아파트를 장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자녀가 셋이다 보니 한꺼번에 다가올 교육비 부담이 걱정이다. 더군다나 최씨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이라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생활비와 교육비를 줄이는 건 쉽지 않다. 자녀가 커 갈수록 늘어나긴 쉬워도 줄긴 어려운 항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항목을 제외한 부문에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최씨 가계의 지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보험료다.

불필요한 보험 정리해야

이 가계의 보험료는 75만원으로 월 소득의 15.0%에 달한다. 한 가계의 적정보험료 수준인 소득의 7~10% 내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액도 문제지만 보험의 종류도 따져봐야 한다. 최씨 부부가 가입한 종신보험은 주계약이 사망보험이다. 이런 유형의 보험은 갱신형 특약으로 가입해 납입 금액에 비해 보장성이 약하다. 게다가 납입기간 20년, 거치기간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년 후 받을 수 있는 금액도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최씨와 아내는 종신보험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순수보장형인 자녀들의 어린이보험도 이번 기회에 정리했다. 대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위주의 보장성 보험(최씨 12만원ㆍ아내 10만원ㆍ자녀 8만원)으로 전환해 보험료를 월 75만원에서 월 30만원으로 낮췄다. 아울러 보험 해지로 발생한 환급금(420만원)을 활용, 잔여 신용카드 할부금(120만원)을 모두 갚기로 했다.

남은 300만원은 비상금 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단기적금 20만원을 활용, 비상금 통장을 불려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보험을 정리하면 최씨 가계의 잉여자금 43만원에서 108만원으로 늘어난다. 잉여자금을 활용이 또 다른 관건이라는 얘기다. 어찌해야 할까. 이럴 때는 우선 급한 불부터 끄는 게 현명하다. 교육비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월 40만원을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아직 나이가 어린 자녀의 교육비를 위해선 적립식 펀드(월 20만원)를 활용하기로 했다. 종신보험 해지로 약화된 노후 준비는 저축성 보험인 변액적립보험(월 30만원)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래도 남은 돈 18만원(잉여자금 108만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40만원-적립식 펀드 20만원, 변액적립보험 30만원)은 당분간 일반통장에 예금하기로 했다. 새롭게 수립한 재무계획을 시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지출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후 저축습관이 잡히면 생활비에서 비교적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교통ㆍ유류비와 최씨의 용돈, 비정기 지출을 조정해 저축여력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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