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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성장률, 중국의 경제성장률,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금리조정…. 우리나라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 있어 흔히 사용되는 변수들이다. 모조리 대외환경 요소들이다. 그만큼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경기 침체기에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구조를 바꿔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우리 경제구조가 유독 글로벌 경제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수는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결국 한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 비중은 IMF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하면 2007년까지 꾸준히 3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부터 40~50%대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지난해 역시 45.6%였다. 수출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GNI 대비 무역의존도는 미국이 10%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20%대,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조차 30%대에 불과하다(2009년 기준). 유럽 내 수출 주도형 국가인 독일도 한국보다는 낮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 도시국가들을 제외하면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역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지금껏 유지돼 온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한순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높은 무역의존도 자체가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불균형이다. 수출이 늘면서 비슷한 수준으로 내수시장도 확대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수년간 그러지 못했다.
당연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내수보다 수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수출의존도는 더 올라가고 대외환경엔 더 취약해진다. 신규 투자나 신규 고용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일어난다. 그러니 내수에 의존하면서도 자본력이 취약한 한국 자영업자들의 불황 감내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 망치는 수출의존 경제
1970년대 산업화를 시작한 우리는 수출을 늘리는 데 매진해왔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정부는 수출기업에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도 성장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수출 규모에 걸맞은 내수시장 확대가 절실하다. 견고한 내수시장은 외부 충격에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과 같다. 반면 높은 수출의존도는 우리 경제가 대외 충격과 환율 리스크에 취약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내수시장이 부진해진 이유는 뭘까.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빈곤층 전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리고 그 배경엔 소득양극화가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빈곤층 비중은 전체의 7.0~9.0%대였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14.0%대까지 증가했다. 소비성향이 높은 중산층은 70.0%대에서 60.0%대로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내수시장을 키우고 수출의존도를 줄임으로써 기초 체력을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소득층과 빈곤층의 양극화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대기업과 내수 기반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모두 포함해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법론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신산업 육성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을 들 수 있다. 그래야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보다 법적 보호부터
특히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기에 앞서 최저임금을 반드시 지급하도록 하는 법적 보호가 더 중요하다. 올해 3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는 264만명에 달한다. 사상 최대치다. 전체 근로자의 13.7%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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