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의 人sight | 아놀드 홍 아놀드홍짐 대표
아놀드 홍(45) 아놀드홍짐 대표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정말 내 몸을 사랑한다면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탄산음료와 과자를 먹지 않는 이유다. 그가 탄산음료, 라면, 제3 금융권 광고를 찍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입이 좋아하는 음식을 몸이 원한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여자’는 비만 탓에 대인기피증이 있었다. 증세가 심해진 그녀는 세 번 자기 손목을 그었다. 그 후 ‘100일 간의 약속’ 프로그램에 참여해 살을 뺐고 지금은 통역 일을 한다. ‘남자’는 고도 비만으로 정자의 활동이 떨어졌다. 그는 ‘100일간의 약속’을 만든 아놀드 홍 아놀드홍짐 대표에게 자신은 ‘아내를 임신시키지 못하는 남자’라고 털어놓았다. 10대 1의 경쟁을 통과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70일 만에 그의 아내는 임신을 했고, 그는 앞서 다짐한 대로 아이의 태명을 ‘백일’이라고 지었다.
‘100일 간의 약속’은 그동안 25기에 걸쳐 250명 이상 다이어트 성공자를 배출했다. 최고령자는 50세이다. 선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이어트에 대한 절실함이다. 국민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며 ‘100일간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아놀드 홍 대표와 만났다.
✚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자신감이 생겨 삶의 활력을 되찾습니다. 표정도 밝아져요. 참가하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사진을 찍는데 사진을 본 사람들이 우리에게 ‘성형도 시켜 주느냐’고 물어 봐요. 대학생의 경우 성적도 오르는데 몸이 좋아지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기면 하루가 길어지고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죠.”
✚ 감량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나요?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이 10%가 채 안 됩니다. 요요 현상 때문이죠. 운동과 식단을 지키지 않으면 체중을 유지하려야 할 수가 없습니다. 약속한 대로 운동과 식사를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어요. 다이어트는 끝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지속해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그는 다이어트를 하면 평소 안 먹는 음식까지 먹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지 말고 생활 습관을 바꾸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물을 많이 마시고 단 음료를 줄이는 겁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몸의 80%를 결정하는 건 음식입니다. 입이 좋아하는 거 말고 몸이 원하는 거를 드세요. 식욕이 느껴질 때도 스트레스로 인한 가짜 식욕일 수 있어요.”
✚ ‘100일간의 약속’을 지속하는 목적이 뭔가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겁니다. ‘100일간의 약속’에 참가하면 그 주변 사람들이 다이어트 성과를 보고 따라합니다. 가장이 참가해 변하면 가족이 달라지죠. 참가자 중 15명은 저처럼 트레이너가 됐습니다.”
‘100일간의 약속’은 그가 자비로 운영한다. 두당 1천만원 들었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25억 원 이상 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그는 또 청년 실업 극복 프로젝트로 젊은이들에게 무료로 트레이너 교육을 시킨다. 한 기에 20명씩 뽑아 2기 동안 40명의 청년 트레이너를 배출했고 이들 중 일부는 아놀드 홍 짐에서 일한다. 3기생 20명은 요즘 삼복더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걷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운동이죠. 사람은 돌 지나면 걷기 시작해 평생 직립보행을 합니다. 걸을 수 없다면 200세까지 살더라도 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1만 보 이상 집이나 사무실과 가까운 곳에서 걸으세요. 요즘 산책길, 둘레길, 공원이 많지 않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곳은 남산길입니다. 공기가 좋을뿐더러 계단과 내리막이 있기 때문이죠. 자전거 타기도 좋아요.”
✚ 등산도 많이들 하는데요?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으면 등산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내리막에서 조심을 해야 돼요. 운동은 독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몰아서 하지 말라는 거죠.”
✚ 중년에 피해야 할 운동은 뭔가요?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입니다. 적당한 근력 운동은 필요하지만 무게가 체중의 50%를 넘지 않는 기구로 15~20회 하는 게 무난해요. 무리하게 근육을 만들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년엔 승부욕을 발휘하기보다 혼자 즐기는 운동을 해야 돼요.”
✚ 운동에 관한 잘못된 상식으로 뭐가 있나요?
“근육통을 느껴야, 아파야 근육이 자란다, 땀이 날 때까지 해야 한다 같은 것들이죠. 체온이 낮은 사람은 땀이 잘 나지 않고,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적은 양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내 몸을 바꾸는 건 결국 작은 습관이에요.”
✚ 수능 수험생은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은가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겁니다. 운동장을 걸으면서 책을 읽는다든지, 몸을 움직이면서 공부를 하면 더 잘 됩니다. 실내 자전거에 앉아서 또는 서서 책을 볼 수도 있죠. 몸이 건강해지면 공부가 잘됩니다.”
✚ 피트니스 센터 운동이 작심삼일이 안 되려면 어떤 곳을 골라야 하나요?
“거리는 가깝고 가격은 착해야죠. 공원을 걸어도 됩니다. 목표를 크게 잡지 마세요. 샤워만 하러 가도 갔다 오느라 한 달에 1kg은 빠집니다. 한 달에 1kg 감량하면 연 12kg 체중을 줄이는 거예요. 열심히 하려면 비싼 데를 다니는 것도 방법입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다니게 되죠.”
청년실업 대책으로 트레이너 배출
아놀드홍짐은 수도권과 부산에 총 23개 지점이 있다. 2004년 정상급 트레이너로서 연봉이 2억원에 육박했던 그의 연봉은 지금 5000만원이 채 안 된다. 아놀드홍짐엔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인 트레이너가 다수다. “오너라고 거액을 가져가는 건 옳지 않습니다. 트레이너들이 설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트레이너 출신으로서 트레이너들이 즐겁게 일하고, 잘 먹고 잘 살게 만들려 합니다.”
“시설 면에서는 차별성이 없습니다. 트레이너의 서비스 질 차이죠. 서비스 마인드를 강조하고 교육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는 <아놀드 홍의 100일간의 몸짱약속> 등 네 권의 책을 냈다.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강사료는 300만~5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서울대ㆍ카이스트 등 명문대에서도 강의를 했고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의 받기도 했다. 정작 그는 고졸이다. 대학은 공부를 못해 못 갔다.
고교 시절 그는 비행 청소년이었다. 1학년 어느 날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학교 담장을 넘어 영화 ‘뽕’을 보러 갔다. 복합 상영관이었는데 혼자 떨어져 화장실에 들렀다 엉뚱한 극장에 들어갔다. 근육질의 외국 남자가 나왔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터미네이터였다. 그날 나도 몸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날로 아버지에게 돈을 타 체육관에 등록했다.
2004년 어머니가 투신한 후 우울증이 생겼다. 그 무렵 아놀드 월드 짐으로부터 같이 일해 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홍보대사를 맡은 외국계 글로벌 피트니스 센터였다. 전화를 건 아시아 대표에게 아놀드를 만나게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국 지사가 아시아에서 매출액 1위를 하면 창립 30주년 행사에 갈 수 있고 그때 아놀드와의 미팅을 주선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영어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 그는 아놀드 홍으로 이름을 짓고 2년 동안 주말 부부로 지내면서 일에 매달렸다. 마침내 2006년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이던 아놀드와 만났다. 그는 아놀드에게 “당신 덕에 내가 두 번 살아났다”고 말했다.
“세상엔 오를 수 있는 봉우리가 많은데 사람들이 몇 개의 봉우리만 오르려 합니다. 그러니까 경쟁이 치열하고 힘도 들죠. 개천에서 용 나기가 어려워졌지만 평생 오를 나만의 봉우리를 찾아야죠. 저는 세계적인 트레이너가 된 후 나이 70이 되면 그 몸으로 세계적인 실버 모델에 도전할 겁니다. 고령화 사회 실버 패션을 주도해 보고 싶어요.”
이필재 더스쿠프 인터뷰 대기자 stole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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