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갤러리 | 채은미 작가

무언가를 배울 땐 기본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예능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기초과정을 잘 익히고 숙달하는 게 좋다. 그래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잘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표현의 한 수단이다. 그래서 감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독특한 표현력이 필요하다. 채은미 작가의 작업 행태를 보면 그림을 그린다기보다 만들어간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오랫동안 답습된 2차원의 옵아트(Op tical Art)에서 한단계 올라선 듯한 3차원적 옵아트를 채택하고 있다.
시각미술인 옵아트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추상미술의 한 경향이다. 팝아트의 상업주의, 기존 미술작품에 지나친 의미 부여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 옵아트는 작품이 주는 의미보다는 빛·색·형태를 이용한 시각적 즐거움을, 이를테면 착시효과에 역점을 둔다. 바둑판이나 체스판 같은 무늬의 반복 또는 동심원처럼 단순한 형태를 반복해 표현한다. 도형의 형태나 색채의 변화를 이용해 보는 시점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옵아트의 감상자는 다양한 움직임을 통한 변화무쌍함을 볼 수 있다.
빛의 파장은 미세한 진동으로 나의 호흡에 따라 함께 움직이고 있음을 온몸으로 감지한다. 조금 떨어져 있거나 멀리하려 하면 어느새 다른 각도에서 나를 응시하고 있는 이들은 우주의 카오스처럼 나를 끌어당기고 나는 그 속에 있음을 확인한다. - 작가노트 -
기존 미술이 구성이나 추상표현에 초점을 맞췄다면 옵아트는 원근법과 착시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채은미 작가는 언급했듯 입방체의 3차원 효과를 기대한다. 입방체는 금과 자개로 채워 주변의 작은 움직임에도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또한 이 큐브 형태는 반복적으로 이어져 큰 큐브가 된다. 빛을 반사시키는 금과 자개의 굴절된 표면을 통해 환상적 분위기가 연출된다.
작가가 최근 시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어를 이용한 영상작업 ‘Cube TV Table’은 물·바람·불·구름 등을 금빛 입방체 위에 비추고 ‘라벨의 물의 요정’이라는 배경음악을 들려준다. 이처럼 채은미 작가는 조형적 탐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의 신기술이 지니는 잠재력과 새로운 비전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김상일 바움아트갤러리 대표 webmaster@thescoop.co.kr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